채용시험에서 영어 프리젠테이션이나 영어토론을 실시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영어로 말하는 능력'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21일 채용정보업체 헬로잡(hellojob.com)에 따르면 85개 국내 대기업, 외국계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8%(32개사)가 독자적인 영어시험을 실시하고, 그 중 22개사가 영어 말하기를 측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 발표, 토론 실시 기업 늘어
영어 프리젠테이션을 실시하는 기업은 대신증권, 현대오토넷, 현대홈쇼핑, 웅진식품, 하이트맥주, 제일기획, 한샘, 한국로슈, 한솔텔레컴, 유니레버 코리아 등 11개사에 달했다. 이중 전체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프리젠테이션을 실시하는 기업은 5개사로 대신증권, 현대오토넷, 제일기획, 로레알, 유니레버코리아로 조사됐다. 로레알은 인턴사원 시험에서부터 영어 프리젠테이션을 실시하는 등 채용 때 영어활용 능력을 철저히 검증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대신증권 인사담당자는 "토익 토플 등 공인시험 점수만으로는 지원자의 실제 영어능력을 알 수 없어 영어프리젠테이션을 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일기획 인사담당자는 "해외관련 업무가 늘어나기 때문에 입사시험에 영어 프리젠테이션을 중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어 관련업무 종사자만을 대상으로 영어프리젠테이션을 실시하는 기업은 6개사로 현대홈쇼핑(해외 신상품개발), 웅진식품(해외사업 관련), 하이트맥주(해외사업 관련), 한샘(해외관련 부서), 한국로슈(메디컬 관련부서, 마케팅), 한솔텔레컴(해외사업 관련) 등이다.
여기에 삼보컴퓨터, 롯데쇼핑, 녹십자백신, LG칼텍스정유, 코리아나, 카오리온, 나드리화장품, 과일나라화장품 등 8개사는 내년부터 입사시험에 영어프리젠테이션을 도입할 계획이다.
현재 입사시험에서 영어 집단토론을 실시하는 기업은 삼성전자와 국순당이며, 외국인과 강도 높은 영어면접을 실시하는 기업은 르노삼성자동차, 레고코리아, 웰커뮤니케이션즈, JW메리어트 호텔이다.
삼성전자 인재개발연구소 김현도 차장은 영어집단토론 도입과 관련, "매출의 70%가 해외에서 이뤄지고 있고, 초일류 글로벌기업으로 더 성장하기 위해서 영어를 활용하는 능력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토익 토플 등 비중 줄어
영어쓰기, 듣기, 말하기 등의 독자적인 영어시험을 다시 치르는 기업도 9개 기업으로 조사돼 토익이나 토플 시험에 대한 비중이 점차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보컴퓨터는 해외영업, 연구소·외환관련 직무, 비서 지원자에 한해 번역, 영작, 영어말하기 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JW메리어트호텔은 영어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 등 영어전반에 걸쳐 시험을 보고, 한국IBM은 30분간 150문항 독해시험을, 현대오토넷과 오일뱅크는 토익시험을 압축해 1시간동안 60문항을 푸는 시험을 별도로 갖는다. 한국P& G는 독해시험으로 토플시험과 비슷한 형식의 시험을 실시한다. 한국로슈는 작문, 독해, 말하기 시험을, 코리아나는 영어말하기 시험과 작문시험을 병행하고 있다. 녹십자 백신도 독자적 방식의 말하기, 쓰기, 읽기 영어시험을 채택하고 있다.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메트라이프생명, ING생명, JW메리어트호텔, 오일뱅크, 유니레버코리아, 레고코리아, 웰커뮤니케이션즈, 한국P& G 등 11개사는 "앞으로 채용시 영어능력시험이 더욱 어려워 질 것"이라고 밝혀 영어능력이 취업의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헬로잡 황인태 대표는 "입사 영어시험이 실제상황에서 어느 정도 영어를 활용할 수 있느냐를 테스트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해외관련 업무를 희망하는 구직자는 외국인과 불편 없이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정도의 능력을 갖추기 위해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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