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킬라 알 하시미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 위원이 20일 바그다드에서 총격을 받고 중태에 빠졌다.3명의 여성 과도통치위원 중 한 명인 하시미 위원은 이날 바그다드 서쪽의 자택 앞에서 괴한들의 무차별 총격을 당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경호원 3명도 크게 다쳤다. 통치위가 7월 미국의 지원으로 출범한 뒤 소속 위원에 대한 암살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라크 경찰과 미군은 이번 공격이 최근 한달 사이 살해된 시아파 지도자인 아야톨라 모하메드 바키르 알 하킴, 케데이르 메칼리프 알디 칼디야 경찰서장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친미 이라크 인사들에 대한 저항 세력의 보복성 테러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전직 외교관으로 시아파 출신인 하시미는 23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며, 유력한 유엔 주재 이라크 대표로 거론돼 왔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20일 "폭력은 이라크 정상화 계획을 후퇴시킬 뿐"이라고 비난했다. 아흐메드 찰라비 통치위 순번의장은 "통치위는 굴하지 않고 이라크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속적으로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20일 베를린에서 정상회담을 가졌으나 이라크 전후 처리 문제에 대한 이견을 해소하지는 못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각국이 유엔의 역할 증대와 자치권 이양 시기 등에 대해 여전히 다르게 생각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하지만 블레어 총리가 이번 회담에 미국의 특사로 파견된 것이 아니라는 데는 완벽히 동의했다"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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