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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의 스톡워치 / "패자의 게임"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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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의 스톡워치 / "패자의 게임" 법칙

입력
2003.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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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해외 토픽에 증권 전문가와 세 살짜리 어린이나 점성술사, 침팬지의 투자 수익률 게임 같은 것이 화제가 되곤 한다. 놀라운 것은 흔히 이런 종류의 게임에서 평생을 공부해 왔을 증권 전문가나 미래를 점쳐서 먹고 산다는 점성술사가 고른 종목들이 세 살짜리 어린이나 침팬지에 비해 수익률 면에서 나을 것이 없다는 결과다.반면 수익률 게임에서 단기간에 수천 퍼센트의 수익률을 올렸다는 소식 역시 놀랍기는 마찬가지다. 그런데 우리가 침팬지에게 펀드매니저를 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거니와 서너 달 만에 수천 퍼센트의 이익을 올린 게이머에게 수 천억원의 자산을 맡기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그 이유는 무엇일까?

사이먼 라모 박사에 따르면 테니스에서 이기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잘 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다. 즉, 자신이 잘 해서 득점을 하거나 상대방의 실수에 의해 득점을 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프로의 세계에서는 전자의 방법으로 승리를 거두고 아마추어의 세계에서는 후자의 차이에 의해 승패가 갈린다는 것이다. 그는 전자를 승자의 게임(Winner's Game)이라 부르고 후자를 패자의 게임(Loser's Game)이라고 부르고 있다.

중요한 것은 테니스 뿐 아니라 전쟁, 골프, 선거 등에 모두 이 패자의 게임 원리가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골프가 전형적인 '패자의 게임'으로 분류되고 있는데, 어느 전문가는 단적으로 "이기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미스 샷을 가능한 한 줄이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도 절대 다수의 투자자들이 '패자의 게임' 논리 아래 있다. 전문가조차 침팬지를 누를 수 없었듯이 투자라는 것이 항상 '잘못될 수 있다'는 전제 하에서 시작하는 싸움이다. 이런 판에서는 더 먹겠다고 설치는 것보다는 알고서 손실을 피해가는 방법이 있다면 그것이 장기적으로 그리고 평균적으로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용돈을 벌려고 증권시장에 들어온 사람은 목돈을 만지고, 목돈을 벌려고 설치는 사람은 용돈까지 날린다"거나 "여러 번의 이익 보다 한 번의 손실을 주의하라"라는 증시 격언은 역설적이지만 사실적일 수 밖에 없다. '서너 달 동안 수천 퍼센트의 이익'이라는 욕심이야말로 일반 투자자들의 패인이라는 것이 '패자의 게임'의 결론이다.

/제일투자증권 투신법인 리서치팀장

hunter@cjcyb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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