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폐기물의 친환경적 처리야말로 '남에게 해를 끼치지 말라'는 의료인의 첫번째 덕목을 지키는 일입니다."병원 폐기물의 친환경적 처리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 국제환경네트워크 '유해성 없는 병원(HCWH: Health Care Without Harm)' 자문위원 피터 오리스(58) 박사가 21일 한국을 찾았다.
"1979년 미국 시카고 쿡 카운티 직업병원에서 내과의 생활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병원의 감염성 폐기물 소각이 최선의 방법인줄 알았다"고 회고하는 오리스 박사는 "이후 다이옥신이 포함된 고엽제에 노출된 베트남전 참전 군인들이 속속 병원을 찾자 문제의 심각성을 처음 인식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오리스 박사는 90년대 중반 발암성 물질 다이옥신의 40%가 병원 폐기물 소각장에서 발생한다는 미국 환경청(EPA)의 공식 발표를 계기로 96년 HCWH에 창립멤버로 뛰어들었다. 이후 미국내 병원의 의사, 병원노조 관계자들을 찾아 병원 폐기물 소각장의 위험성, 수은이 포함된 의료기구 퇴출, PVC플라스틱이 포함되지 않은 의료기구 보급 등에 관한 강의 등으로 분주히 활동해왔다.
HCWH 등 환경단체들의 노력에 힘입어 88년 6,200개 였던 미국내 병원 폐기물 소각장이 지난해 764개, 올해는 115개로 크게 줄어들었고 1,400개 이상의 의료기관에서 '수은퇴출' 을 선언했다고 오리스 박사는 전했다. 그는 세계보건기구(WHO)와 협력해 병원폐기물을 많이 배출하면서도 친환경적 처리비용 부담능력이 없는 빈민국을 지원하고 교육하는 일에 매진할 생각이다.
오리스 박사는 22,23일 국회 등에서 '미국과 유럽의 병원폐기물 안전관리 운동사례'와 '미국 내에서 유해성 없는 병원 만들기 운동 사례'등의 주제발표를 하고 24일 출국한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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