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5월 이후 3개월 간의 증시 랠리에서 가장 강력한 지지선 역할을 했던 종합주가지수 20일 이동평균선이 지난 주 붕괴되었다.연초 이후 상승 트렌드를 유지했던 화학업종 및 철강업종 그리고 증권업종의 20일 이동평균선 이탈에 이어 국내 증시를 선도하는 업종이었던 전기전자업종도 20일 이동평균선을 하회하고 있다. 기술적으로 추가적인 조정국면이 전개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주식시장이 750선을 전후해 가격논리의 상대적인 감소를 보상할 만한 새로운 모멘텀의 부재로 인해 대부분의 투자 주체들(외국인, 국내기관, 개인 등)이 적극적인 매수포지션 설정을 미루는 등 소극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지난 주 이후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가 현저히 약화되고 있고 내부 유동성의 증시이탈 현상도 그칠 줄을 모르고 있다.
반면 미국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는 직전 고점을 상향 돌파하고 20일 이동평균선의 지지를 받으며 순항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 들어 글로벌 증시와 국내 증시는 그간의 동조화 경향에서 이탈, 차별화하는 경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미국 경제 회복 및 지속성에 대한 신뢰가 시간이 갈수록 미 증시는 물론 글로벌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증시와 국내 증시간의 이 같은 차별적 행보가 진행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미 경제 및 증시 회복=외국인 순매수' 라는 기존의 인과관계가 다소 약화되고 있다. 그나마 축소된 외국인 매수자금마저 정보기술(IT) 등 성장주보다는 한전 등 경기방어주로 편중되면서 외국인 순매수 자금이 보수화하고 있다.
또한 최근 들어 유로화에 이어 엔화,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에 대한 미국 정부의 평가절상 압력이 시장에서 불거지고 있다. 외국인이 수출에 주력하고 있는 아시아 정보기술(IT)주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을 견지하는 이유가 될 소지가 있는 부분이다.
아울러 대외적인 요인과 이로 인한 외국인의 매수 공세가 국내 증시의 추가적인 상승을 담보하지 못한 가운데 추가 상승을 위한 증시 내부 전제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내수 경기 회복과 국내 유동성 보강은 오히려 후퇴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최근 국고채 3년물의 금리가 빠르게 하락하며 한국 경제성장률 저하에 대한 우려를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 부동화한 자금 역시 다시 단기성 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로 재유입하는 등 시중자금의 보수화가 진행되고 있다. 증시 내부 여건의 체력 저하와 맥을 같이하는 대목이다.
시장 참여자들의 환기를 불러올 만한 새로운 모멘텀이 출현하기 전까지 점점 짙어가고 있는 주식시장에 대한 보수화 경향은 이번 주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류 용 석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시황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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