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진 신효순, 심미선 두 여중생을 추모하기 위해 지난해 11월26일 시작된 촛불시위가 21일로 300일을 맞았다. 여중생 범대위는 이날 오후 7시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빌딩 앞에서 3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300일차 자주평화 촛불행진' 행사(사진)를 개최하고 추모행사와 더불어 이라크 전투병 파병반대 촉구집회를 열었다. 또 촛불시위 300일을 이끈 주역으로 신산얼(9·초등생), 채근식(39·사이버 범대위 대표)씨 등 5명이 선정되기도 했다.네티즌 '앙마' 김기보(31)씨의 제안으로 서울 종로 YMCA회관 앞에서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시작된 촛불시위는 서울 광화문 일대 등 전국으로 퍼져나가 이후 일반 시민은 물론 학생, 주부에 이르기까지 모든 계층이 참여하는 '평화적인 국민시위'로 정착했다.
촛불시위는 특히 지난해 말 대선 정국과 맞물려 더욱 주목을 받으면서 참가자가 한때 수십만 명에 이르기도 했으며 이 때문에 주한 미군철수 논의가 재점화됐다. 최근에는 참가자가 수십명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300일 동안 한 번도 중단된 적이 없을 만큼 이제는 단순한 추모행사를 넘어 '반전평화 행사'의 대명사로 인식되고 있다.
또 대구 지하철 화재 사고 희생자 추모 집회부터 최근에는 부안 군민들의 원전수거물 관리시설 건립 반대집회,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서 자결한 고 이경해씨의 추모집회, 그리고 21일 열린 고 정몽헌 회장의 49재 추모식에 이르기까지 주요 시위 때마다 촛불을 빠짐없이 등장시킨 계기가 되기도 했다.
여중생 범대위 채희병 사무국장은 "국민들의 희망이 무엇인지 잘 아는 만큼 한반도에 자주평화가 실현될 때까지 시위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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