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헬미니악 지음·김강일 옮김 해울 발행·1만2,000원소돔과 고모라는 동성애 때문에 유황불 심판을 받았으며, 성서는 동성애를 금하고 있다는 것이 기독교 신자들의 상식이다. 이 책은 이런 견해가 근거 없는 것이며 성서는 동성애에 대해 아무런 구체적 입장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예수회 사제이자 신학, 심리학 교수로 성서비평 연구를 해온 저자는 구약과 신약에서 동성애를 언급하고 있다고 여겨지는 부분에 대해 역사 비평적 해석과 성서 원문에 사용된 그리스어와 히브리어 분석을 통해 기존의 해석과 매우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음을 하나하나 보여준다. 성서가 매춘이나 근친상간, 간음에 대해서는 반대하지만 남녀간 섹스 자체를 금하지 않는 것처럼, 동성애에 대해서도 그 자체가 아니라 '남용'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는 추론이다. 성서가 동성애를 단죄하고 있다고 보는 견해는 성서를 문자 그대로 받아들인 데서 왔거나 부정확한 번역과 해석으로 인한 잘못이라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을 담은 책으로는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것이다. 1994년 미국 출간 당시 곧바로 반론 서적이 출판되는 등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소돔의 죄는 동성애가 아니라 이방인에 대한 냉대였다고 저자는 해석한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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