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보험산업의 산증인'인 신용호(愼鏞虎) 교보생명 창립자가 19일 오후 6시 서울대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6세.고인은 세계 최초로 교육보험을 개발하고 국내에 암보험을 첫 도입하는 등 국내 보험산업 발전에 큰 공헌을 했다.
전남 영암 출신인 그는 19세에 중국으로 건너가 독학으로 공부하고 독립운동가들과 친교를 맺는 등 다양한 사회활동을 펼쳤고 1958년 교보생명의 전신인 대한교육보험을 창립했다. 우리나라가 부존자원이 부족하고 자본이나 기술력도 없기 때문에 풍부한 인적자원만이 희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후 80년에 대표적인 단체보험인 퇴직보험과 건강보험의 효시인 암보험을 국내 최초로 출시, 교보생명을 업계 '빅3'로 키웠다. 특히 80년대 석유파동으로 인한 경기침체, 연 20%대의 시중금리가 한자리수로 급격히 낮아져 역마진의 위험에 노출되는 경영환경에서도 줄곧 흑자를 내는 등 경영자로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했다.
기업경영 못지않게 사회공익 활동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던 그는 80년 단일면적으로는 세계 최대규모인 교보문고를 설립했고, 90년대 들어서는 대산농촌문화재단, 대산문화재단, 교보생명교육문화재단을 잇따라 창립했다.
이 같은 공적을 인정 받아 미국의 앨러바마대학교는 그를 '보험의 대스승'으로 추대했으며, 국내 대학에서는 그의 경제사상과 경영철학을 주제로 한 강좌가 잇따라 개설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유순이(柳順伊)씨와 장남 창재(昌宰·교보생명 회장)씨, 차남 문재(昐宰·문보장 대표이사)씨, 장녀 영애(英愛)씨, 차녀 경애(瓊愛)씨가 있다. 발인은 23일 오전 6시30분, 장지는 충남 예산군 덕산면 선영이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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