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사상 처음 경찰 업무 체험에 나선 초임 검사들은 24시간 동안 숨 쉴 틈 없는 일정에 진이 빠지고 말았다. 이날 오전 서울경찰청 112신고센터 등을 둘러보며 업무를 설명들을 때만 해도 124명의 검사들은 여유만만 했다. (사진)그러나 오후부터 서울 시내 31개 경찰서에 각 4명씩 배치돼 본격 체험에 나서면서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오후 1시 강남경찰서를 찾은 검사 4명은 "형사들과 함께 다니려면 구두보다는 운동화가 나을 것"이라는 박기륜 서장의 농담을 웃음으로 넘겼다. 그러나 곧 교통사고 현장 조사, 강력사건 현장 출동, 일선 순찰지구대(파출소)에서의 순찰 등 일정이 이어지면서 검사들 사이에서는 "너무 FM(규정)대로 빡빡하게 하는 것 아니냐"는 푸념도 나왔다.간혹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삼성동 봉은사 앞 도로로 음주사고 현장 조사에 나선 인천지검 이창원 검사가 "사고 현장 사진을 수사기록에 더 많이 첨부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표명하자 경찰관은 "잘 알지만 교통상황 때문에 현장보존이 어렵고 사건관련자들의 협조 의식도 부족해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응수했다. 검사들이 가장 관심을 보인 부분은 강력반 형사들과의 잠복 근무. 형사기동대 차량에 몸을 싣고 현장으로 떠난 검사들은 1시간 동안 함께 잠복 근무를 하며 상황에 맞는 변장요령을 배우기도 했다. 새벽 3시부터는 형사계 사무실에서 술에 취한 시민과 실랑이를 벌이며 하얗게 밤을 지샌 검사들은 "검찰과 경찰의 발전적인 관계를 세우기 위한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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