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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의씨 갑자기 쓰러져 입국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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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의씨 갑자기 쓰러져 입국못해

입력
2003.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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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입국한 김성수(68) 한독문화원장은 "33년만에 고국 땅을 밟으니 마치 영화 속에 있는 것처럼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입을 열었다. 김 원장은 1966년 연세대를 졸업하고 프랑크푸르트 대학 유학 중 73년 '유럽거점 대규모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입국이 금지돼 왔다. 김 원장은 "20일 전남 화순의 부모님 산소를 찾아뵙고 30년만에 동생도 만난다고 생각하니 설렌다"며 "하지만 아직도 고국 땅을 못밟고 있는 독일의 민주인사 34명을 생각하면 마음이 착잡하다"고 말했다.지병인 협심증을 앓아왔던 한통련 곽동의(73) 의장은 이 날 오전 갑자기 쓰러져 입국이 무산됐다. 김정부(54) 한통련 기획실장은 "곽 의장이 쓰러진 뒤에도 귀국하겠다고 우기는 것을 만류했다"며 "귀국 준비와 흥분으로 과로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43년만에 입국한 한계일(72·여)씨는 58년 서울대 물리학과 대학원을 수석 졸업한 뒤 독일 유학길에 올랐다가 동백림 사건에 연루된 이후 민주화운동을 해온 고 안석규 박사의 미망인. 그 동안 범민련 활동으로 입국이 금지됐던 한씨는 "감개 무량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70년대 일본에서 전태일 평전을 출간했던 민족시보 주필 고 송인호(97년 작고)씨의 부인 김지영(58)씨는 송씨의 영정을 들고 입국했다. 고 전태일씨의 어머니 이소선씨의 마중을 받은 김씨는 "그 토록 고향 땅을 밟고 싶어했던 남편을 위해 사진을 들고 왔다"며 울먹였다.

강종헌(52) 한통련 조국통일위원장은 75년 서울대 의대 본과 재학 중 '재일 유학생 납치사건'에 연루돼 13년간이나 옥살이를 한 뒤 89년 일본으로 건너갔다. 강씨는 "임시여권을 발급받는 과정에서 아직도 해외 민주인사들이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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