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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저항과 반역 그리고 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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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저항과 반역 그리고 재즈

입력
2003.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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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홉스봄 지음·김동택 등 옮김 영림카디널 발행·1만8,000원'옛날 구두 수선공 한 사람이/작은 집 문가에서 생각에 잠겼다./그는 옛날 책을 읽는 것이 좋다고,/읽은 것을 곰곰이 되짚어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잉글랜드의 18세기 시가 중)

생존하는 영국의 대표적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자 홉스봄(사진)은 '역사에서 개인과 이 개인들이 내리는 결단이 얼마나 중요하게 작용하는지를 논하는 역사가들에게도' 관심 밖인 사람들을 이 책에서 주로 다루고 있다. 그의 재미있는 표현대로 인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들은 '셜록 홈스가 사건을 해결하는 데 가장 곤혹스러워 했던 아무런 특징 없는 흔해 빠진 사람들'이 아니다. 책의 원제는 그래서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Uncommon people)'이다.

제화공에게는 언제부터인가 '노동자들의 지식인'이란 별칭이 따라다녔다. 어떤 노동자 집단보다 이들이 지적이고 급진적이기 때문이다. 홉스봄은 그 이유를 우선 육체적으로 열등을 느낄만한 소년들이 주로 앉아서 작업하고 육체적으로 고되지 않은 이 직업을 선호했을 뿐 아니라 작업 하는 동안 대화와 토론이 가능하며 숙련도나 전문성을 고려할 때 다른 직종에 비해 현저히 임금 수준이 떨어진 데서 찾았다.

단일 주제를 잡아 단번에 쓴 책이 아니라 1950년대 초반부터 1990년대 중반 사이에 여기 저기 썼던 글이나 경연 내용 26편을 모은 것이라 책이 일관된 맥락을 갖고 있진 않다.

하지만 노동계급과 문화에 대한 다양한 분석, 멕시코나 페루의 농민운동에 대한 관심은 물론 가난한 사람들 속에서 생겨나 주류 예술로 성장한 재즈와 재즈 음악가에 대한 글들은 그의 관심사가 얼마나 폭 넓은지를 짐작케 한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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