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사진) 대한상의 회장이 현 정부에 대해 '박정희 전 대통령식'의 강력한 지도력을 촉구했던 전경련 회장단을 반박하고 나섰다.세계상공회의소 총회 참석차 캐나다 퀘벡을 방문중인 박 회장은 18일 "최근 일부에서 박 대통령 시절이 그립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그만큼 통제도 받아야 할 것"이라며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로 나아가는 상황에서 군사독재 때와 같은 리더십은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말했다고 대한상의가 전했다.
박 회장은 또 "이라크 파병문제 등으로 국론이 사분오열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권을 흔들어 얻을 것이 없다"며 "지금은 재계가 정부와의 파트너십 복원에 앞장서는 동시에 정부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16일 박정희 전 대통령, 대처 전 영국 수상 등을 거론하며 강력한 리더십을 촉구한 전경련 회장단의 의견을 사실상 반박하는 것이어서 재계의 양 축을 지탱해온 두 단체 사이에 미묘한 갈등이 예상된다.
하지만 박 회장은 정부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잊지 않았다. 그는 정부의 경제정책 운용에 대해 "세계의 경제전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데 정부가 전쟁방향을 지휘하기보다는 직접 전투만 하려고 한다"며 "정부는 방향만 잡아주고 기업들이 자유롭게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맡겨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출자총액제한제도의 폐지를 역설하면서 집단소송제 역시 기업들이 남소방지책을 준비할 수 있도록 시행시기를 내년 7월에서 6개월 정도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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