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인사동 골목에 있는 통인 갤러리 앞은 휴일이면 발디딜 틈이 없다. 꿀과 엿기름을 섞은 꿀덩이에서 마치 명주 같은 고운 실엿을 뽑아내는 조준호(29)씨를 보기 위해서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꿀타래’ 장사를 시작해 8년 동안 같은 자리를 지킨 인사동 거리 음식의 터줏대감이다. ‘용수염’이라고도 불리는 꿀타래는 가는 실을 뭉친 모양의 엿으로 아몬드, 코코아, 땅콩, 호두 등을 넣어 만든다. 가격은 열개들이 한 상자에 3,000~4,000원.“제가 처음 장사를 시작할 때만 해도 인사동의 거리 먹거리는 엿, 쥐포, 감자, 호떡 네 가지 뿐이었습니다. 지금요? 보시다시피 ‘뽑기’부터 시작해 식혜, 생과일 주스, 고구마 맛탕, 튀김, 한과 등 셀 수 없이 많아졌죠.”
인사동 먹거리의 특징은 외국인을 겨냥한 한국적 음식이 주를 이룬다는 것. 또한 늘어선 가게를 슬슬 구경하며 손에 들고 먹어도 보기 흉하지 않도록 깔끔하게 포장하는 것도 인사동에서 먹는 장사로 성공하는 필수 요인이다.
“하루 평균 1,500여명 정도가 서서 구경을 하고 그 중에 10% 정도가 꿀타래를 사가며 이 중 30% 정도는 외국인입니다. 꼭 ‘판다’라는 생각으로 장사를 하기보다는 ‘세 번은 웃겨야 한다’는 마음으로 볼거리를 제공하려고 노력합니다.”
조씨는 외국 손님을 위해 영어는 물론 간단한 중국어와 일본어까지 배워 ‘이 과자는 한국의 왕이 먹었던 것’ 등의 설명을 해주고 인삼맛까지 개발하는 중이라고 덧붙인다. 월 평균 매출은 2,500만원 정도. 통인 갤러리에 지급하는 거액의 자릿세와 아르바이트생의 인건비를 제하더라도 조씨의 순수익은 500만원을 훌쩍 넘는다.
“다음달에는 인천공항에 제 2호점을 열 예정입니다. 길거리 음식도 독특한 메뉴와 볼거리로 승부하면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닐 수 있다고 믿어요. 꿀타래가 초콜릿같이 세계인이 즐겨먹는 간식이 되지 말란 법도 없다고 생각으로 끊임없이 메뉴와 전략 개발에 힘쓸 작정입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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