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여성 지도자들이 종교를 초월해 평화와 화합의 길을 모색하는 자리가 한국 기독교 단체의 주도로 마련된다.국제여교역자협의회(대표회장 이규희 목사)는 10월3∼11일 이란의 우루미에에서 '온 땅이여 평안하라'(이사야 14장7절)를 주제로 기독교와 이슬람 여성 지도자들이 참가하는 세계평화대회를 연다. 이란 정부의 공식 초청으로 열리는 이 대회는 이란 관광청(ITTO)이 후원하고, 이번 대회를 위해 설립된 P& S재단이 주관한다. 대회장은 한국측에서 이규희 목사, 이란측에서 아크바르 하세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의 딸인 파에제 하세미 세계이슬람여자스포츠연맹(ICWSF) 회장이 맡을 예정이다. 대회에는 이란의 이슬람 여성 지도자 300명과 한국 및 필리핀 홍콩 인도네시아 등 동아시아 기독교 여성지도자 300명이 참석한다.
국제여교역자협의회는 한국, 홍콩, 필리핀, 대만 등 동아시아 15개국의 여 목사, 전도사 등의 협력 단체로 2년마다 세계선교대회를 열어 왔으나 이번에는 이란에서 이슬람교 지도자들과 함께 '평화'를 주제로 대회를 열게 됐다. 이규희 회장은 "미국이 이란을 '악의 축'의 하나로 지목했지만 현지의 이슬람인들은 자신들이 평화를 추구한다는 것을 세계에 알리고 싶어한다"며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갈등의 이면에 자리잡은 기독교와 이슬람교 갈등을 두 종교 신자들의 상호 이해를 통해 완화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평화대회는 양측이 함께 하는 공동 종교행사와 '세계분쟁과 기독교, 이슬람교의 관계', '세계평화를 위한 여성의 역할', '이슬람교와 기독교 여성의 권리'등을 주제로 한 강연과 토론, 문화체험행사 등으로 구성된다. 참석자들은 대회 후 토론 결과를 담은 '대 유엔 평화헌장'을 채택할 예정이다. 대회가 열릴 우루미에는 기독교의 한 분파인 아르메니아 교회가 흥성했던 지역이다
이 회장은 "대회를 기념해 테헤란에 기념 교회를 세우기로 합의됐다"면서 "'이슬람인들이 그럴 수 있느냐'는 의구심도 있지만 이번 대회 참가자들이 목사, 전도사들임을 알고도 비자를 내준 것 등을 보면 상당히 열려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란측 공동 대회장인 하세미 회장은 대회 세부 내용을 한국측과 조율하기 위해 29일 방한한다. 테헤란에 지역구를 가진 국회의원으로 여성일간지 '잔'을 운영하고 있는 하세미 회장은 다방면의 여성 운동에 열심이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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