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와 '반지의 제왕' 등을 앞세워 세계 판타지 문학을 주도하고 있는 영국의 작가와 평론가들이 '한·영 판타지 문학 포럼' 참석을 위해 18일 방한했다.주한 영국문화원이 개원 30주년 기념으로 대산문화재단 등과 함께 준비, 19일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에서 여는 이번 포럼의 주제는 '판타지, 환상성 혹은 새로운 상상력'. 한국에서는 '드래곤 라자'를 쓴 판타지 작가 이영도씨와 소설가 송경아씨, 김성곤 서울대 영문학과 교수, '환상과 미메시스'를 번역한 한창엽 한양대 강사가 주제 발표에 나선다.
영국에서는 '2000년 올해의 북부지역 작가상'을 수상한 소설가 차즈 브렌츨리, 최근 국내에 번역 소개된 판타지 동화 '둠스펠'의 작가 클리프 맥니쉬, '반지의 제왕' 작가 톨킨 연구 권위자인 브라이언 로즈버리 랭커셔대 교수, 아동 판타지문학 전문가 피터 헌트 카디프대 교수, 영국 판타지 출판계의 대표적 편집자인 존 제럴드 등이 참석해 발표·토론할 예정이다.
영국측 참가자들은 포럼을 앞두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판타지 문학, 특히 아동 판타지물을 비평가나 작가들이 홀대하는 것은 어리석기 짝이 없는 일"이라며 판타지 문학 경시 풍토를 비판했다. 특히 헌트 교수는 "좋은 문학이란 그 작품이 독자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가로 포럼에 참석하는 맥니쉬와 브렌츨리는 판타지 문학에서 마법이 자주 등장하고 실제로 중요한 소재지만 지나칠 경우 작품을 우스개거리로 만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브렌츨리는 "마법이 과도하게 이용될 경우 서술 구조가 파괴되는 것은 물론 작품이 난센스가 돼 버린다"며 "마법이 등장할 경우 그것을 이용했기 때문에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어야 하며 문제 해결의 수단으로 비쳐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맥니쉬 등은 아시아 판타지 문학이 영국에도 소개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영미권 문학으로도 충분하다는 영국 출판계 풍토와 번역 비용 등의 문제로 판타지 등 외국 아동문학은 영국 전체 아동물 시장의 1%밖에 안 된다"며 "아시아 문학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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