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사랑이요? 조건 없는 사랑이 아닐까요."'반듯한 남자' 차인표(36)가 10월 4일 첫 방송하는 김수현 작가―곽영범 PD 콤비의 새 작품 SBS '완전한 사랑'(토·일 밤 9시45분)으로 2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다. 그가 역을 맡은 부잣집 아들 시우는 고교시절 과외 선생님이던 네 살 연상의 영애(김희애)에게 반해 재산상속 포기각서를 쓰고 결혼을 강행한다. 결혼 8년 째, 아들 딸 낳고 번듯한 집도 장만해 마냥 행복한 부부에게 아내가 불치병에 걸려 6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날아든다.
"시우와 영애는 그 악조건 속에서도 어떻게 저리 행복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드는 부부지요. 조건을 앞세우고 또 쉽게 깨지는 사랑이 만연한 세태를 되돌아보게 될 겁니다." 결국 아내가 속절없이 죽고 마는데 완전한 사랑이라고? 그는 "지금 공개할 수는 없지만 결말에 굉장히 충격적인 얘기가 나옵니다. 끝까지 보시면 제목의 의미를 아실 거예요."
그는 "작품도 좋지만 상대 역이 김희애씨라 더 솔깃했다"고 말했다. "고교 때부터 흠모한 여인이자 연기 대선배이고, 집사람(신애라)하고도 친해요."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첫 신이 뽀뽀(키스가 아니다!)하는 장면이었는데, 찍어놓고 보니 너무 어색해 보여 다시 찍었다고 한다.
김수현씨 작품 출연은 '불꽃'에 이어 두 번째다. 소위 '대삿발'이 센 김씨는 연기자가 토씨 하나 틀리는 것도 용납하지 않을 만큼 깐깐하기로 유명하다. "대사 양도 많아 무척 힘들죠. 하지만 절대 대본 늦는 일 없고 늘 대본 연습을 함께 하기 때문에 오히려 편해요. '쪽대본'을 남발해 연기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모멸감을 느끼게 하는 요즘 젊은 작가들 좀 배워야 합니다."
그는 김씨 작품에 대한 나름의 분석도 내놓았다. "술로 치면 위스키 같은 독한 술이에요. 뚜껑을 열기가 힘들지만 일단 한 모금 마시면 취하죠. 연기자나, 시청자나 한 번 빠지면 끝까지 몰입할 수밖에 없어요. 반대로 처음에 빠져들지 못하면 계속 겉돌게 되고."
그는 착하고 예의가 발라 '바른생활 사나이'로 통한다. 오죽했으면 생면부지의 사람들에게서 카드빚 수천만원을 대신 갚아달라는 이메일이 한 달에 100여통씩 날아들까. 하지만 바쁜 스케줄 탓에 가족에게는 늘 미안하기만 하다.
"그 동안 촬영한 장면이 대부분 아이들과 말 타러 가고 수영하고 노는 거예요. 정작 제 아들과는 그런 걸 같이 해본 적이 없어 미안해요. 드라마 마치면 막 책읽기에 재미 붙인 정민이와 만화책도 함께 보고 말도 타러 가고 싶어요. 애라에게도 더 잘 해야죠." 잉꼬부부로 소문 난 그가 극중에서 엮어갈 '완전한 사랑'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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