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올림픽대표팀이 일본을 상대로 거둔 승리에 박수를 보낸다. 일본과의 경기는 항상 그렇듯 부담스럽지만 대표팀은 활기 찬 플레이로 1차전 무승부를 딛고 마침내 2차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1996년 최용수의 결승골로 일본을 꺾은 이래 대일본전 4번째 경기만의 승리다.하지만 지도자의 입장에서 볼 때 몇 가지 아쉬운 점이 남는다.
먼저 선수들이 너 나할 것 없이 욕심을 드러낸 것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한국은 전반 김동진의 연속골로 앞서나갔지만 후반 추가 득점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결국 일본에 실점, 주도권을 뺏기고 말았다.
일본은 실점을 만회하기 위해 서두르다 보니 체력이 떨어졌고 배후에 공간을 많이 허용했다. 한국으로서는 충분히 1,2골을 더 넣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선수들이 너무 욕심을 부리면서 팀워크가 실종, 좋은 기회를 잇따라 놓쳤고 결과적으로 일본의 역습을 초래하고 말았다. 김동진의 두번째 골 처럼 운이 따르지 않았다면 어려운 경기가 될 수도 있었다.
세트플레이 득점 외에 필드골이 안 나온 것도 아쉽다. 전반 김두현, 최성국, 최원권 등이 필드골 찬스를 잡았지만 아쉽게 놓친 이후 이렇다 할 공격이 없었다. 좀더 짜임새 있는 공격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정조국을 투입했다 금방 교체한 것도 조금 성급하지 않았나 싶다. 한창 커가는 선수에게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올림픽대표팀은 앞으로 일본보다 더 강한 상대와 싸워 이겨야 한다. 그러려면 조금의 방심도 허용되지 않는다. 90분 내내 집중력을 잃지 않을 만큼 강한 체력과 정신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 또 축구는 조직력의 경기로 11명이 서로 도울 때만 전력이 극대화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한국은 지나치게 긴장한 탓에 스페인과의 첫판을 완패로 끝냈고 결국 나머지 두 경기를 다 이기고도 8강에 오르지 못했다. 반대로 프로선수가 주축인 요즘 선수들은 자신감이 넘쳐 강호들을 만나도 오금을 펴지 못하는 우는 범하지 않는 것 같다. 그렇다고 일본전처럼 자신감이 자칫 자만에까지 이른다면 강호들을 상대로 승리를 기대하기는 더더욱 어려워진다. 자신감은 잃지 않되 욕심이나 자만은 항상 경계해야 한다.
/전 축구국가대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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