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 대책은 '강남 불패' 신화를 깰 수 있을까.사업승인을 받지 못한 강남 재건축 단지의 가격 오름세가 꺾임에 따라 강남 아파트 시장은 급속히 안정을 되찾고 있다.
그러나 사업승인을 받은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들은 9·5 대책의 소나기를 피한데다, 재건축이 아니면 인근 대형 평형 아파트에라도 투자할 태세를 갖추고 있는 투기세력들이 건재해 아파트 시장은 언젠가 다시 요동을 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LG경제연구원 김성식 연구원은 "2, 3년 전부터 아파트 가격을 올려놓은 주범은 강남의 재건축 단지였는데 9·5 대책이 재건축 단지의 개발이익을 대폭 줄여버렸다"며 "올해와 내년 입주물량이 대거 늘어나면서 재건축 단지에 이어 일반 아파트의 전세값과 매매가격도 시차를 두고 내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2001년 분양된 53만가구와 2002년 분양된 66만7,000가구가 올해와 내년 중에 입주를 시작함에 따라 공급이 대폭 늘어나 전세 및 매매가격이 연쇄적으로 내릴 것이라는 계산이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재룡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시장은 진정될 것이지만 9·5 대책의 약발이 몇 개월이나 지속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투기세력은 항상 수개월만에 규제의 벽을 거뜬히 넘어섰다는 것이 박 연구원의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9·4 대책을 포함한 지난 해의 부동산 시장 안정대책은 6개월, 올해 5·23 대책은 3개월만에 무너졌다"며 "시중 유동자금이 매력을 느낄만한 투자처를 마련하지 못하면 강남의 대형 평형 아파트와 사업승인을 받은 재건축 단지를 시발로 다시 시장이 과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와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부동산 투자 외에 뾰족한 재테크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도 "시중 금리가 적정 금리 수준을 밑돌 때에는 예외 없이 집값이 폭등했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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