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7일 민주당 분당 사태에 대해 "나는 한국 정치구도 전체의 변화를 원한다"며 "지금 기존의 정치질서가 와해되면서 새로운 질서로 변화해 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민주당 신당파의 신당 창당을 지지한 것으로 해석된다. ★관련기사 A3면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가진 광주·전남 언론과의 합동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새 질서로 변하는 과정에서 한국 정치의 첫 번째 병폐인 지역구도가 해소되리라는 것을 비관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민주당 분당은) 개혁을 찬성하는 사람과 찬성하지 않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갈라지는 것"이라며 "이렇게 해서 힘이 약해지는 측면이 있지만 차제에 새로운 정치 질서로 변화하는 하나의 동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민주당 당권을 놓고 신파 구파가 싸운 것으로 비쳐지고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민주당 개혁 문제를 놓고 하는 것"이라며 "나는 민주당이 갈라지기를 바라는 게 아니라 개혁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지금 내가 제일 우려하는 것은 민주당 분당을 내가 조정했고, 따라서 내가 어느 지역을 배반한 것이라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는 것"이라며 "나는 정말 그렇게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내가 어느 지역을 배신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자기들의 지역 기득권을 갖고 낡은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생각에서 사태를 호도하려는 것"이라고 민주당 구주류 등을 정면 공격했다.
노 대통령은 민주당 탈당 문제에 대해 "(탈당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진정으로 특정 지역 차별과 소외가 없이 할 수 있는 정치가 어떤 것이냐를 함께 걱정하는 관점에서 바라봐 달라"고 말해 탈당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신당 개입 여부에 대해선 "정치에 개입하면 한나라당 공세가 더 집요해지고, 민주당은 더 어려워지기 때문에 실제로 신당에 개입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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