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투데이 포커스/경영자문 맡겼더니 해당기업 지분인수 눈독 국민銀 매수추천 보고서낸후 지분 대량매각 골드만삭스 "옐로카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투데이 포커스/경영자문 맡겼더니 해당기업 지분인수 눈독 국민銀 매수추천 보고서낸후 지분 대량매각 골드만삭스 "옐로카드"

입력
2003.09.18 00:00
0 0

세계 굴지의 투자은행 겸 증권회사인 골드만삭스가 한국 시장에서 공정성에 문제가 될만한 수상한 행보를 거듭해 말썽을 빚고 있다. 국민은행 지분매각에 앞서 매수 추천보고서를 냈다가 빈축을 사더니, 경영자문을 맡았던 기업의 지분인수를 추진하다 급기야 채권금융기관과 정면 대립하는 불상사까지 일어났다.17일 금융계와 금융감독당국에 따르면 대우인터내셔널의 채권금융기관인 자산관리공사(캠코)는 골드만삭스가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444만주·24%)의 인수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골드만삭스 서울지점에 공식 항의서한을 보내 인수추진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대우인터내셔널의 의뢰를 받아 1년여 전부터 교보생명 지분매각을 위한 자문 업무를 맡아온 상태.

캠코 관계자는 "자문기관인 골드만삭스가 스스로 교보생명 지분인수에 나선 것은 컨설팅업체가 업무를 통해 얻은 기업의 내부정보를 다른 목적으로 악용하는'이해상충(Conflict of Interest)'의 소지가 크다"며 "유사한 사태가 재발할 경우 향후 자문사 선정 등을 할 때 불이익을 주겠다고 강력 경고했다"고 밝혔다. 더구나 캠코측은 외신을 통해 보도된 골드만삭스의 희망 인수가격(주당 4만5,000원)이 채권단이 산정한 주당가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언론플레이를 통한'가격 후려치기'의 저의마저 엿보인다며 신경이 잔뜩 곤두서있는 상태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에도 현대석유화학의 매각주간사를 맡았다가 직접 인수를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 따르면 당시 현대유화의 공식 매각주간사로 실사까지 담당했던 골드만삭스는 현대유화 인수전에 뛰어든 SK컨소시엄에 지분참여를 추진했다. SK컨소시엄은 'SK(주)-대한유화-골드만삭스'로 구성될 예정이었으나, 대한유화측이 인수자금에 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포기선언을 함에 따라 결국 성사되지는 않았다. 이에 앞서 골드만삭스는 1997년 진로의 경영컨설팅을 맡았다가 이후 진로의 채권을 집중 매집한 뒤 채권자 자격으로 진로의 법정관리를 신청, 경영권을 놓고 진로측과 정면대결하기도 했다.

금융계는 골드만삭스의 최근 국민은행 지분매각 과정에도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달 초 국민은행 주식예탁증서(ADR)을 대량 매각하기 전에 낸 '국민은행 매수 추천 보고서'를 통해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에서 '시장상회'로, 12개월 목표가도 종전 3만1,000원에서 5만6,700원으로 올렸다.

골드만삭스는 국민은행 주가가 계속 오르자 ADR 1,300만주를 기관투자가에게 팔아 2,746억원의 차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골드만삭스측은 "투자 리서치 의견은 골드만삭스 내 (방화벽으로 분리된) 다른 부서들로부터 독립적으로 나온다"며 보고서와 지분매각의 연관성을 강력 부인했다. 하지만 금융계 관계자는 "선진금융 기법을 앞세운 외국계 투자은행들이 인수합병 컨설팅 등에선 사실상 국내시장을 독차지하고 있다"며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긴 격이 되지 않으려면 이들의 이해상충 행위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법적 장치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