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동아그룹 최원석 회장과 이혼 후 외부 활동을 최대한 자제해 온 배인순(55)씨가 18일 강남구 논현동에 카페 'Date'를 연다. 동생 인숙과 함께 여성 듀오 '펄 시스터즈'를 구성, 60년대 당대의 히트곡 '커피 한잔' 을 부른 주인공이다. 1층은 앤틱가구점을 겸한 카페, 2층은 타이식 샥스핀 요리 전문점으로 꾸밀 계획이다. 이 건물의 지하에는 라이브 공연장이 들어선다.라이브 공연장 오픈 소식에 그가 27년만에 다시 가수 활동을 재개하는 것 아닌지가 관심을 끌고 있다. 배씨는 "좋은 곡이 있으면 다시 노래를 할 생각도 있기는 하다"며 활동 재개를 굳이 부인하지는 않았다. "제 무대에서는 일주일에 한 두 번 노래를 할 생각이에요. '커피 한잔', '비', '싫어' 같은 옛날 히트곡 위주로 부를 생각이죠." 그는 얼마 전 펄시스터즈를 키워낸 한국 록 음악의 대부 신중현씨를 찾아가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다시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했죠. 하지만 신중현씨는 반대하셨어요. 펄시스터즈는 한국 가요계에 한 획을 그은 중요한 그룹인데 어설프게 다시 노래를 부르는 것보다 그 이미지를 지키는 것이 나을 거라고 충고하셨어요."
그는 지금 혼자 살고 있다. 데리고 있던 막내아들까지 1년 전 최 회장에게 보냈다. 인기 가수에서 재벌 그룹 회장 부인으로 그의 삶은 화려함으로 가득 차 보였다. 하지만 이혼 직후 최 회장이 아나운서 장은영씨와 재혼하는 것까지 지켜봐야 했다.
"아무도 만나지 않고 숨어 지내고 싶을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이제 다 잊어야죠. 언제까지 숨어 지내겠어요"라고 그는 말한다. 그 동안 무수한 소문과 기사가 쏟아질 때, 특히 6월 장남 은혁씨의 결혼식 즈음에는 '속상하다'는 말로 표현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깊은 아픔을 겪어야 했다.
"아들 결혼식에 참석 못하는 안타까움은 말로 표현을 못하죠. 그래도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면 그걸로 됐다는 생각에 그냥 감수했어요. 참아줘야 할 것은 참아야 하지 않겠어요." 이혼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파경설과 최 회장의 이혼 소송으로 세상이 떠들썩했지만 그는 조용히 합의이혼을 택했다. "아이들을 위해 희생한 거죠. 법정에까지 가서 저희 부부의 불편하고 창피한 일에 대해 일일이 설명하면서 또 한번 상처주기는 싫었다"고 말한다.
"이제 카페 경영하고 스스로를 추스리기 위해 열심히 운동하는 게 생활의 전부"라고 말했다. 이제는 원망도 없다고 했다. 세간에는 그가 이혼하면서 거액을 받았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그는 "절대 아니다"고 밝혔다. "금액을 들으면 놀랄 정도로 얼마 안 되는 돈이에요. 돈 관리 맡은 사람이 사기를 치는 바람에 돈을 날리기도 했죠." 카페를 중년층이 모여 편안히 즐기는 장소로 꾸미고 싶다는 그는 "이제는 나의 삶을 살아 가야죠"라고 말했다. 그는 18일 오전 9시30분 방송되는 KBS2 '행복채널'을 통해 오랜만에 방송에 출연한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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