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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배의 경제야 놀자]물물교환은 협상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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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배의 경제야 놀자]물물교환은 협상훈련

입력
2003.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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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경제교육에 대한 강의가 끝나면 어머니들과 대화 시간을 갖는다. 그 때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의 자녀를 둔 부모들이 자주 하는 질문 하나. "아이가 다른 친구들과 물건을 잘 바꿔요. 우리 아이가 준 것은 오래되고, 낡은 것인데 바꿔오는 것은 좋고, 값도 비싸 보이죠.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경제의 눈으로 볼 때 이런 아이들의 행위는 '교환'이다. 보다 정확히 물물교환. 물물교환은 이 또래의 아이들에겐 아주 자연스런 경제 행위(활동)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의 하나다.

물물교환의 전제는 상대와의 협상이다. 협상은 상대의 동의 없이 성사되기 힘들다. 경제 활동은 협상의 연속이라고 볼 수 있다. 연봉 협상, 마케팅 활동 등 어른들의 경제활동에선 말할 것도 없고, 아이들의 세계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협상이 이어진다. 이런 점에서 아이들의 물물교환은 자연스런 협상 교육이며, 훈련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전제가 있다. 그 협상이 상대의 동의를 얻은 것이냐(강제성 여부), 실제 물건의 가치를 부풀린 것은 아닌지(진실성 여부) 등을 부모들이 잘 살펴 보는 게 좋다. 이것은 물물교환 상대의 부모를 만나보면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교환의 상대 아이도 만족하고 있다면 아이들 세계의 자연스런 경제 활동으로 볼 수 있으며, 상대를 잘 설득시키는 '재능'으로 볼 수도 있다.

거래(교환)는 아이들의 경제 교육에서 아주 중요하다. 그 전제인 협상은 상대를 만족시키는 훈련이다. 이런 교육과 경험을 통해 세상을 보는 아이들의 눈도 객관성을 갖추게 된다.

세상을 내 눈과 내 잣대만으로 보지 않고, 다른 사람들도 공감하고 동의할 수 있는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은 무엇보다 가치 있는 자녀 교육이다. 자녀 경제 교육은 결코 지식의 전달이 아니다. 부모들의 입장에선 값싼 것을 비싼 것으로 바꾸는 행동의 가장 중요한 잣대는 물건의 가치, 즉 '가격'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세계에선 가격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을 수 있다.

평소 얼마나 갖고 싶었던 물건인지, 얼마나 많은 친구들이 갖고 있는지, TV광고에 나온 것인지 등 비가격적인 요소에 따라 협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다. 가격만 따지며 교환의 잘잘못을 따지기 보다 그 행위에 담긴 의미를 설명해 주자.

또 교환의 기준이 너무 한 가지 물건에 집중되거나, 광고에 나온 제품은 무조건 좋은 것으로 믿어버리는 잘못에 빠지지 않도록 지도하자. 그러면 물물교환이 자녀 경제교육으로 다가올 것이다.

/어린이 경제신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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