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신상웅(63·사진·중앙대 교수)씨의 작품을 모은 '신상웅 전집'(동서문화사 발행)이 전 10권으로 출간됐다. 대표작 '심야의 정담' 등 장편 4편과 중편 5편, 단편 50여 편이 묶였다.1968년 복통을 일으킨 사병이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묘사한 중편 '히포크라테스 흉상'으로 등단한 신씨는 날카로운 현실·역사 의식을 일관된 작품 주제로 삼아온 작가다. '냉철한 리얼리스트'로 불리는 그의 소설은 단지 삶의 단면을 포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민족이 처한 현실을 반추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자리를 갖는다.
1973년 제6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인 '심야의 정담'은 한국전쟁부터 베트남전에 이르기까지 군대를 배경으로 3명의 청년이 겪는 혼란과 고뇌를 그린 작품이다. 등단작을 비롯, 당시로서는 금기시된 소재였던 군대 문제를 소설의 직접적인 배경으로 삼았다는 이유로 신씨는 수 차례 당국으로 끌려가기도 했다. 산업화의 이면을 풍자와 해학의 기법으로 파헤친 장편 '바람난 도시' '일어서는 빛' 등을 통해서는 소시민의 애환을 다루면서 시대의 또 다른 핵심에 파고 들었다.
신씨는 "전집을 준비하면서 전 작품을 꼼꼼히 손질하고 퇴고해 개작이라 할 정도로 다듬은 것도 있다"며 "전집 발간을 계기로 다시 창작에 힘쓸 각오"라고 말했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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