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모집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반영비율 확대, 논술 부활 등을 골자로 한 2005학년도 서울대 입시안에 대해 교육관련 사회단체는 물론 일선교사와 학부모들까지 "특수목적고생을 싹쓸이하겠다는 독점화 정책"이라며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함께하는 교육시민모임'과 전국교직원노조 등은 17일 오후 서울대 학생회관 앞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2005학년도 서울대 입시안은 수능을 강화하고 논술을 부활함으로써 내신이 불리한 특목고생 등 우수학생을 독점하려는 이기적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전교조의 송원재 대변인도 "지역균형선발제 등으로 전형을 다양화한다고 했지만 사실은 특정교과 중심의 지필 학력을 중시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라며 "사교육비 급증과 고교 교육의 파행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일선 교사들과 학부모들도 논술부활이 '사실상 본고사나 다름없다'는 반응이다. 중대부고의 전병삼(52) 진로진학부장은 "서울대 논술 예시문을 봤더니 상당히 난해해 학교 수업만으로는 재학생들이 소화하기 어렵다"며 "교내에 서울대 진학을 위한 별도팀을 구성하자는 논의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고2 자녀를 둔 최모(48·여)씨는 "경기가 최악이어서 가정형편도 어려운데 논술과외를 어떻게 시켜야 할지 막막하다"고 푸념했다.
공식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지만 교육부도 서울대의 새 입시안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입시안 개정은 서울대 자율이지만 전체적 개정 방향은 사교육을 부추기는 측면이 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는 내신 위주의 지역균형선발제 등 제도적인 전형 다원화에 주력한 만큼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 입학관리본부의 관계자는 "국제올림피아드 입상자 등 특목고 최상위 학생들의 불리함만 다소 줄어들 뿐 절대 특목고에 유리한 시스템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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