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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사람들/ 이마트 고해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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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사람들/ 이마트 고해실씨

입력
2003.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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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여성 유통 서비스 전문가가 되고 싶습니다." 7월초 신세계 이마트의 장교 사원 모집에서 유일한 여성 장교로 입사한 고해실(25·사진)씨는 별난 성격의 소유자다. 남자 동기생들을 제치고 면접에서 최고 점수를 받은 고씨는 부서 배치에서 남자들도 꺼리는 매장 관리를 지원, 주위를 놀라게 했다. 매장 관리는 상품 입점, 진열, 사원관리, 배송 등 리더십과 육체적인 노동을 요구하는 직종으로 이마트안에서 대졸 출신 여성으로는 고씨가 처음이다.고씨가 남자도 힘든 부서를 자원한 것은 타고난 성격 때문. 제주도에서 갈비집을 하는 평범한 집안의 장녀인 고씨는 어려서부터 군인이나 경찰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 고 3 때 경찰대학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뒤 '재수를 해서라도 경찰대학에 가겠다'고 고집했을 정도로 조직 생활에 강한 집착을 보였다.

어머니의 설득으로 아주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고씨는 군인의 꿈을 버리지 못해 학사 장교를 지원했다. 대전에서 남성 장교들과 함께 직무교육을 받을 때 고씨는 남자들을 제치고 22명중 2위를 했을 정도로 뛰어난 적응력을 보였다.

"어려서부터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일에 도전하는 게 좋았습니다. 영어보다 명확한 답이 있는 수학이나 물리를 잘했고, 소지품도 둥근 것보다 각진 것만 좋아합니다. 군인이나 경찰은 정해진 규범이 있어 규율을 지키면 그 만큼의 분명한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고씨는 아직 이렇다 할 유통 서비스 이론과 전문가가 없는 국내 유통업계에서 '현장감 있는' 유통서비스 이론을 정립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고객들은 할인점에서도 백화점 수준의 서비스를 원합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는 유통 서비스에 대한 체계적인 이론이 적립돼 있지 않습니다. 국내 유통의 선진화를 위해선 현장 감각을 지닌 유통 서비스 전문가들이 많이 배출돼야 합니다."

고씨는 "매장의 손님 절대 다수가 주부라서 여성 매장 관리인은 그 만큼 고객의 고충을 알기 쉽다"며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유능한 여성 점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송영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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