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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 베스트" 또 출시 前소속사 "얌체상혼" 눈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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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 베스트" 또 출시 前소속사 "얌체상혼" 눈살

입력
2003.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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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이 대형 콘서트를 열었고, CD도 나왔다고 해서 사러 나왔지. 그런데 어느 게 새로 나온 거지?"15일 서울 시내의 대형 음반매장에서 만난 한 주부는 조용필의 18집 '오버 더 레인보우'(사진 아래)와 4장짜리 베스트 음반을 두고 갈등하고 있었다. 18집의 소매가는 1만2,000원. 그의 노래가 무려 82곡이나 실려 있는 베스트 음반 가격은 1만3,000원. 결국 비슷한 가격에 많은 노래가 담긴 베스트 음반에 마음이 끌리는 표정이었다.

조용필 18집이 나온 바로 다음날 출시된 베스트 음반 'Greatest Hits Collection/ 조용필의 음악인생 35년을 회상하며'(사진 위)에 조용필과 팬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새로 나온 베스트 음반은 KBS미디어에서 그의 의사와 무관하게 출시한 것. 사연은 이렇다. '창밖의 여자' '나는 너 좋아' '못 찾겠다 꾀꼬리' '단발머리' '여행을 떠나요' 등 31개 노래는 조용필이 직접 작곡했음에도 음반을 만들고 파는 '복제 및 배포권'이 지구레코드측에 있다. KBS미디어는 지구레코드에 로열티를 지급하고 앨범을 발매한 것.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전무하던 시절 조용필은 노예문서와 같은 전속계약 때문에 저작권을 회사측에 넘긴 상태. 지구레코드는 이후 '히트곡 모음' 등의 이름으로 여러 장의 베스트 음반을 발매해 왔다. 조용필은 31곡에 대한 권리를 되찾기 위해 대법원까지 가는 법정 싸움을 벌였으나 2000년 결국 패소했다.

조용필측은 "왜 굳이 새 음반 발매에 맞춰 베스트 음반을 내느냐"며 분노하고 있다. 조용필의 기획사인 YPC의 김헌 이사는 "18집 발매 분위기에 편승해 잇속을 챙기려는 속셈"이라고 비난했다. 조용필 팬클럽인 위대한 탄생측도 "어설픈 짜깁기 음반으로 조용필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며 조만간 항의집회를 벌일 계획이다.

이처럼 가수의 새 음반 출시에 맞춰 이전 소속사가 베스트 음반을 발매하는 일은 빈번하게 있어 왔다. 대표적인 예가 조성모. 지난해 가을 새 음반을 내려던 조성모는 이전 소속사인 GM기획이 때 맞춰 베스트 음반을 출시하는 바람에 새 음반 출시를 늦추어야 했다. 박상민과 이승철은 재작년 새 음반을 출시할 즈음 이전 소속사에서 각자의 히트곡을 15곡 씩 넣은 편집 음반을 발매하는 바람에 활동에 큰 차질을 빚었고 기자회견까지 열어 항의했다.

하지만 당하는 가수들은 "법적으로는 도리가 없기 때문에 양심에 호소하는 것 말고는 속수무책"이라고 말한다. 루이엔터테인먼트 김성환 대표는 "신인 시절 불평등 계약을 맺은 탓에 창작자가 저작권을 빼앗기는 경우가 많다"며 "새 음반 출시에 교묘하게 맞춰 베스트 음반을 내는 것은 가수의 이미지를 해치고 창작 의욕을 꺾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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