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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화단 기획전 풍성/ 세사람·이기봉·이인현展 등 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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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화단 기획전 풍성/ 세사람·이기봉·이인현展 등 잇달아

입력
2003.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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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맞아 알찬 기획전들이 잇달아 열리고 있다. 주목되는 전시를 소개한다.세사람 전 이화익갤러리가 30일까지 여는 '세사람' 전은 '고바우 영감'의 김성환 화백, 극사실 작가 이석주, 동시대인의 삶을 그려내는 황주리씨 등 세 작가의 합동전이다. 연령대는 물론 작품의 성격도 전혀 달라보이는 이들의 공통점은 인간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그 탐구의 결과를 독자적 필치로 화폭에 옮긴다는 것이다. 황씨는 "실제 우리 세 사람은 평소 격의 없이 지내는 길동무들이며 이번 전시는 '삼포 가는 길'이라 불러도 좋을 것 같다"고 말한다. 김 화백은 1950년대 말 서울 해방촌 풍경을 해학적 풍속화처럼 그린 작품(사진 위), 이석주씨는 시계 의자 등 즐겨 사용하는 모티프로 삶의 현장을 포착해 환상과 현실을 교차시키는 작품, 황씨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의 내면을 서정적으로 표현한 작품을 내놓았다. (02)730―7818

이기봉 전 국제갤러리에서 27일까지 '그곳은 장소가 없다'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기봉 전은 인간 의식 혹은 사물의 생성과 소멸을 보여주는 작품들로 가득하다. 이씨의 설치와 회화는 관객의 즉각적 반응을 유도하는 신선하고도 몽환적인 아이디어에 바탕하고 있다. '수면 기계'는 전시장 한가운데 하얀 매트리스를 놓아두고 그 사방을 붉은 글리세린이 흘러내리도록 만든 설치다. 작품을 보고 있으면 정말 잠이 온다. '독신자―이중적 신체'란 설치에서는 수족관 속에 책이 책장을 펄럭이며 떠다닌다(사진 아래 왼쪽). 강렬한 형광색의 설치 '잔인한 커플―이중적 의미'는 책이 가득 쌓인 책상 주변으로 액체가 흘러내리는 형상으로 어떤 견고한 의식도 녹아 내린다는 것을 비유한다. 만물의 유동, 유전을 느끼게 하는 강력한 이미지들이다. (02)735―8449

이인현 전 이인현씨는 10년 이상 '회화의 지층'(사진 아래 오른쪽)이라는 이름의 작업을 발표해 왔다. 두터운 캔버스에 짙은 푸른색을 다양한 방법으로 스며들게 해 마치 그린듯하지 않은 고요한 화면으로 보는 이를 내면적 성찰로 이끄는 작품들이다. 노화랑에서 30일까지 열리는 이씨의 신작전은 그의 한층 깊어진 사색의 결과를 보여준다. 푸른색을 머금은 천으로 싼 막대를 캔버스 위로 스쳐 지나가게 한다. 통제되거나 의도되지 않은 작가의 손 떨림이 캔버스의 요철, 마찰에 의해 우연의 흔적을 만들어 낸다. 그렇게 태어난 형상은 허공을 지나는 가을 바람, 잔잔한 수면 위를 미세하게 비치는 햇살을 연상시킨다. 그 화면은 관객에게는 그냥 스쳐 지나온 기억, 잊고 있었던 삶의 흔적들을 연상시키는 상상의 공간이 된다. (02)732―3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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