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가 우리나라에서 사라지는 날까지 전국을 찾아 다닐 겁니다."17일 오후2시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한국교통장애인협회 사무실. 교통사고에 대한 일반인의 경각심을 불러 일으켜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장애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교통사고로 평생 불편하게 지내야 하는 20여명의 장애인들이 '장애인 교통안전 전국 순례단'(사진)을 구성, 7박8일 동안 전국을 돌며 교통사고 근절 결의대회와 교통사고의 위험을 알리는 홍보캠페인을 펼쳐 나가기로 한 것.
이 행사는 1998년부터 매년 한차례씩 개최돼 올해로 6년째다. 협회가 91년 만들어진 후, 교통사고 상담전화와 뺑소니 근절 홍보캠페인, 사회봉사 모범 장애인 선발·시상 등 교통사고 근절을 위해 다채로운 행사를 펼쳐오고 있지만, 무엇보다 국민 개개인의 경각심이 중요해 전국을 순회하며 직접 홍보에 나서는 것이다.
이 행사에는 협회가 있는 서울 뿐만 아니라, 대전 부산 등 각 지역에서 장애인들이 자발적으로 올라와 동참하고 있다. '잠깐 실수 위법운전, 평생 후회 자초한다' '장애인이 따로 없다. 순간 실수 나도 장애인' 등의 표어가 부착된 캠페인 방송차량 1대와 일반 승용차 8대 등 모두 9대를 손수 운전하면서, 인천 수원 마산 대구 구미 부산 등 주요 도시에서 교통사고 근절을 호소할 예정이다.
61년 철도 건널목에서 철도와 충돌해 한쪽 다리를 잃은 후 매일 아침 저녁 방송차량을 이용해 대전에서 안전운전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나동연(62)씨는 "단 한 사람이 들을지라도 안전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줘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이번 캠페인에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순례단 계획을 짠 이기정(29)씨는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교통사고에 대한 안전 불감증에 빠져있다"며 "자신 뿐만 아니라 가족의 행복도 한 순간에 빼앗을 수 있는 교통사고가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는 날까지 꾸준히 홍보 캠페인을 벌이겠다"고 다짐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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