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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대중문화 전면 개방 영향과 대책/애니메이션·비디오 개방 충격 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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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대중문화 전면 개방 영향과 대책/애니메이션·비디오 개방 충격 클듯

입력
2003.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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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부가 16일 발표한 4차 개방안으로 일본 대중문화가 내년부터는 사실상 완전 개방된다. 1998년부터 진행된 일본 대중문화 개방은 당초 우려보다는 국내 문화산업에 영향을 덜 미쳤다는 것이 문화계 전반의 평가다. 하지만 연내 개방을 확정해야 하는 방송, 극장용 애니메이션 분야는 여전히 민감하게 분위기를 파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추가 개방이 미칠 영향, 국내 각 분야 업계의 대응책을 알아본다.방송

지상파 방송3사는 정부의 의지로 볼 때 앞으로 상당한 폭의 개방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MBC는 지난해 일본과 공동제작한 드라마 '소나기, 비 갠 오후''프렌즈'등을 방송한데 이어 올 하반기 또 한 편의 공동제작 드라마를 기획 중이다. 또 후지TV의 24부작 미니시리즈 '북의 나라에서'의 판권을 확보했고, MBC드라마넷은 '도쿄 러브스토리' '춤추는 대수사선' '백한번째 프로포즈' 등 3편을 구입한 상태다.

KBS와 SBS는 아직 소극적이다.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시청자들은 우리 드라마나 오락 프로그램 선호경향이 뚜렷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영화· 비디오· 애니메이션

현재까지 일본 영화 개방의 충격은 크지 않은 편이다. 국내 영화시장에서 일본 영화의 점유율은 98년 0.4%, 99년 3.1%, 2000년 7.4%까지 증가하다 2001년 1.4%, 2002년 3.2%로 줄어든 반면 한국 영화의 대일 수출은 99년 187만 달러(14편)에서 지난해 658만 달러(19편)로 증가 추세다.

그러나 4차 개방으로 앞으로는 일본의 이른바 '로망 포르노'와 사무라이 액션 등 왜색 짙은 영화가 합법적으로 상영 가능하다. 그렇더라도 이들 영화에 대한 수요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어지간한 에로물은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고 있는데다 등급외 영화의 경우 시장성이 적어 붐이 일지는 않을 전망.

그러나 전면 개방에 따른 단기간의 수요 촉발 효과는 분명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영화가 지난해부터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만화 원작의 블록버스터가 한국 시장에서도 상업성이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문화부도 현재 3%대인 일본 영화의 한국 시장 점유율이 개방 효과로 5∼7%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비디오. 성애물 비중이 높은 비디오는 개방에 따라 현재 4∼5%인 점유율이 15%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니메이션 개방은 가장 큰 충격을 던져줄 것으로 보인다. 업계 예상대로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대부분 개방될 경우, 걸음마 단계인 국내 성인용 애니는 타격이 크다. 일본에서 흥행중인 '드래곤헤드', 시리즈물인 ' 짱구는 못말려' 등은 시장 장악력이 크다. 문화부가 예측하는 '단기 시장 점유율 30∼40%, 장기 20∼25%'를 훌쩍 상회할 수도 있을 것이란 우려가 적지않다.

음반

이미 일본 음악이 인터넷을 통해 많이 들어와 있는 데다가 일본 가요계도 굵직한 히트곡이 없어 시장 잠식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관측이다. 국내 가요가 '한류'를 일으킬 만큼 상업적 파괴력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1순위로 꼽히는 음반은 X―Japan, 안전지대, 라르크, 루나 등으로 이미 국내 인지도가 상당하다. SM엔터테인먼트는 조만간 하마사키 아유미, 아무로 나미에 등 일본 인기 가수의 음반을 준비 중이다.

게임

온라인과 PC게임은 큰 영향이 없겠지만, 비디오 게임기 시장은 요동칠 전망이다. 온라인 게임은 국내 업체가 강세를 보이는데다 국내 게이머들은 개인 플레이용 게임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PC게임(패키지 게임)은 불법복제 탓에 시장이 죽었고, 일본 PC게임 중 가장 유명한 포르노성 '야겜'은 개방과 관계없이 국내 유입이 불가능해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비디오 게임기 시장은 치열한 경쟁 속에 급성장이 예상된다. 시장 개방의 최대 수혜자는 타이틀이 압도적으로 많은 플레이스테이션2(PS2)의 개발사인 소니. 슈퍼마리오 등 어린이용 게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닌텐도도 15일 발빠르게 한국 진출 강화 계획을 발표했다.

/대중문화팀

도움말 주신분

권순우 KBS 편성주간, 김영민 SM엔터테인먼트이사, 송원천 거원씨네마대표 신성희 유니버설과장, 심주영 MBC국제교류팀, 윤영묵 SBS 편성기획팀장, 조선규 디지털네가대표, 조혁 세중게임박스 부장, 조희문 상명대예술대학장, 최연우 위자드소프트과장 (가다다순)

■ 日대중문화 개방 경과

정부의 일본 대중문화개방정책은 김대중 대통령 취임 이후인 1998년부터 본격 추진됐다. 2000년 3차 개방조치 이후 '2002년 한일월드컵 이전 완전개방' 방침을 세웠으나 일본의 중학교 역사교과서 왜곡사건이 터지면서 2001년 7월 이 방침이 백지화됐다.

올 6월 7일 일본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일본대중문화 개방확대'에 합의한 후, '완전개방'은 다시 급물살을 탔다.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은 지난 6월 정례 브리핑에서도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개방에 따른 충격이 미미하다"며 "오히려 다양한 문화와 소통하며 우리 문화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화부는 완전개방시 반발이 예상되는 TV오락과 쇼, 드라마 등 방송과 극장용 애니메이션 분야에 대한 결론을 보류했지만 이미 대세를 거스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화부의 개방방침 발표 직후 방송위원회가 방송분야의 개방을 늦춰야 한다는 입장을 천명, 최종합의 과정에 변수가 남아 있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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