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가 열렸던 멕시코 칸쿤에서 한국 농민운동가 이경해씨의 자살이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인도에서 농민들의 높은 자살률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CNN 등이 15일 보도했다.인도 남부 카르나타카주(州)에서는 4월 이후 자살한 농민이 정부 집계로만도 220명이 넘는다. 1996∼2000년에는 주 전체에서 1만1,000명의 농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인도 농민들의 자살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어서 그 동안 주목 받지 못했으나 칸쿤 각료회의에서 농수산물 개방이 초미의 관심거리로 대두되면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화 반대운동가들과 농민단체들은 자살 급증의 원인을 7년 전 출범한 WTO와 연결시키면서 "자유무역에 따른 시장개방, 가격폭락이 농가의 채무를 악화시켜 자살을 부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또 "WTO 이전에는 자살이 없었다"며 자살은 농업정책에서의 정부 단견이 낳은 결과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인도정부의 입장은 다르다. 유가족이 제기한 156건의 보상 소송 중 43건만이 돈 문제와 관련이 있었다는 점을 들어 농산물 개방이 자살에 직접 영향을 미쳤다고는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농업경쟁력이 취약해 어떤 식으로든 농산물 개방에 대비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고 있다.
인도는 인구의 70% 이상이 농촌에 거주하며 이중 1억 2,800만 명이 농사를 짓고 있다. 대부분이 영세농이고 1억 800만 명은 소작농이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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