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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실탄" 이젠 바닥?/美 채권강세로 자금 증시유입 불투명 개인·기관 관망… "조정장 가능성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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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실탄" 이젠 바닥?/美 채권강세로 자금 증시유입 불투명 개인·기관 관망… "조정장 가능성 커져"

입력
2003.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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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의 장기 순매수 행진이 15일 2,400억원대의 대량 순매도로 급반전하는 등 외국인 매수세의 약화 조짐이 나타나자 향후 장세에 대한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증시 전문가들은 16일 지수 반등에도 불구하고 "경기회복세에 맞춰 외국인에 이어 국내 투자자가 후속 매수에 나서 지수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흐려지고 있다"며 "최근의 흐름은 '국내 투자자 매도 후 외국인 매수세 약화'로 인해 증시 조정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고민하는 외국인

외국인은 5월28일 이래 지난 주까지 국내 증시에서 9조1,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139포인트나 끌어올린 증시 상승의 1등 공신이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7∼8월에 나타난 외국인의 왕성한 매수세는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그 동안 국제투자자금을 증시로 이끌었던 '경기회복 기대감-금리상승-채권에서 증시로의 자금이동'이라는 선순환 흐름이 흔들리고 있다. 경기회복 기대감 등으로 미국 금리가 지난 몇 주간 4.6%까지 상승하면서 7월 이후 미국 뮤추얼펀드 중 이머징마켓펀드(EMG)에 6억6,000만달러, 아시아태평양펀드에 18억6,000만달러가 유입되는 등 채권에서 증시로의 자금이동이 활발했다.

그러나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지난주 미국 금리가 4.2%대로 낮아지고 채권 강세가 나타날 조짐이 보이면서 자금흐름의 역류 가능성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 김승식 증권조사팀장도 "최근 미국 경기지표의 둔화에 따른 금리 변화 외에 국내외 증시 강세를 이끌었던 정보기술(IT) 관련주의 고평가 논란, 대만증시 완전개방 시 한국증시의 위상약화 가능성 등으로 추가적인 외국인 자금 유입이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국내 투자자 매수 요원

외국인이 안 사면 국내 기관이나 개인이라도 주식을 사야 하지만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한화증권 이 센터장은 "지난 5년간 개인금융자산은 352조원 증가했으나 이중 은행 저축성 예금 증가액이 206조원에 달하는 등 금융자산의 은행 집중도가 심화했다"며 "이에 따라 증시 상승기에도 은행자산이 증권투자로 이동하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센터장은 "외환위기 후 수익보다는 안정 우선형 투자경향이 고착화했다"며 "향후 큰 폭의 주가상승이나 부동산 가격 하락이 나타나지 않는 한 국내 투자자의 자금이 증시로 본격 유입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 김 팀장 역시 "내수부진에 따른 국내 경제의 상대적 부진, 개인 잉여자금의 부족, 중상위 계층의 보수적 투자경향 등을 감안할 때 국내 자금의 증시 유입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며 "이미 올해의 연중 고점은 찍고 지났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추가 상승에 대해 회의감을 표시했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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