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계절이 바뀌었다. 이 시절이 특히 반가운 이유는 풍성함에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고유의 가을 특산물을 내세운 축제를 마련중이다. 그러나 준비의 손길이 마냥 기쁜 것은 아니다. 수확기에 엄습한 냉해와 수해가 농어촌의 주름을 더욱 깊게한 탓이다. 더 많은 도시인들이 축제를 찾아 즐기면서 그들의 시름을 달래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강원 감자큰잔치
19일부터 21일까지 강원 평창군 도암면 횡계리 일원에서 열린다. 평창군은 평균 해발고도가 약 700m이다. 사람의 바이오 리듬이 가장 안정적이고 사람에게 해로운 곤충이나 질병이 적은 높이이다. 농약을 적게 쓰는 농사가 가능한 고랭지 농업의 1번지이기도 하다. 그래서 평창군의 슬로건이 '해피 평창 700'이다.
강원 감자큰잔치는 대관령 일대의 비탈에서 재배된 감자가 주인공. 당질이 많이 함유된 대관령 감자는 단순한 식품이 아니다. 콜레스테롤을 녹여 피를 맑게하고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자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강원도 찰옥수수, 더덕, 버섯, 메밀, 한우 등 강원도의 농산물이 대부분 등장한다.
여행객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다. 감자 높이 쌓기, 감자자루 오래 들기, 찐감자 먹기, 감자요리 경연 등이 열린다. 행사 기간 내내 감자에 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감자관이 문을 열고 관련 학술대회도 열린다. 진짜 강원도 감자를 볼 수 있는 감자 시장이 서는 것은 물론이다. 추진위원회 (033)330-2753.
# 풍기인삼축제
10월1일부터 5일까지 경북 영주시 풍기읍 남원천변에서 개최된다. 소백산 자락의 풍기는 충남 금삼과 함께 손꼽히는 인삼 산지이다. 특히 풍기 인삼은 조직이 치밀하고 인삼 사포닌 성분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풍기인삼축제는 이러한 풍기 인삼을 널리 알리고 사람과 인삼의 오랜 인연을 알아보는 건강 축제이다.
우선 공연행사가 눈에 띈다. 축제 전인 29일 오후 7시에는 극단 미추가 서천둔치에서 '심청전'을 공연한다. 축제의 분위기를 띄우는 흥겨운 한마당이다. 10월 1일 오후 4시에는 중요무형문화제 제58호인 줄타기, 2일 오후 6시에는 각설이극 '품바', 3일 오후 6시에는 소백팝스오케스트라, 5일 오후 4시에는 '난타' 하이라이트가 공연된다.
3일에는 제2회 풍기인삼마라톤대회가 열린다. 5㎞, 10㎞, 하프 코스 등 세 가지. 마라톤과 함께 올해 처음으로 인라인 마라톤대회도 개최된다. 마라톤과 코스가 같다.
관광객이 즐거워할 프로그램도 많다. 인삼장터가 열리는 것은 물론, 인삼요리 전시, 한방 무료진료, 떡메치기 체험, 인삼액 시음, 건강짚신 만들기 체험, 임삼김치 시식, 인삼막걸리 시음 등의 행사가 준비되어 있다.
영주시는 유교문화의 고장. 축제장 바깥에도 볼 것이 많다. 소수서원, 부석사는 필수 코스, 소백산 등반은 선택이다. 국내에서는 드문 알칼리성 유황온천인 풍기온천에서 피로를 풀 수 있다. 영주시청 문화관광과 (054)639-6391.
# 김제 지평선축제
우리의 도작문화를 보고 배우는 학습의 축제이다. 10월2일부터 5일까지 벽골제 광장을 중심으로 김제 시내 일원, 시민운동장, 심포항, 만경대교등 시 전역에서 펼쳐진다.
김제시는 전형적인 도·농 복합도시로 호남평야의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다. 모악산을 배경으로 만경강과 동진강이 흐른다. 이 두 강은 서해로 빠지면서 광활한 평야를 만들어 놓았다. 한반도에서 지평선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이다. 또한 이곳은 우리 도작문화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백제 비류왕 때 축조된 벽골제가 대표적이다. 일제가 원래의 모습을 많이 훼손시키기는 했지만 여전히 큰 규모와 당시의 토목 기술을 실감할 수 있다. 벽골제를 중심으로 수리민속유물 전시관이 마련되어 있어 우리 수리문화를 한 눈에 느낄 수 있다.
다양한 관광객 체험행사가 준비되어 있다.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는 메뚜기 잡기과 허수아비 만들기. 어른들은 추억에, 아이들은 재미에 빠질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김제시에도 볼 것이 많다. 후백제 견훤의 한이 서린 고찰 금산사, 증산교 성지인 오리알터, 천주교 박해를 상징하는 수류성당,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독특한 양식의 금산교회 등 종교 유적이 볼만하다. 싱싱한 회를 먹으며 갯벌 너머로 지는 낙조를 바라볼 수 있는 심포항, 종합온천장인 김제온천스파랜드 등도 찾아갈 만 하다. 김제시청 문화공보담당관실 (063)540-3324.
/권오현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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