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의 만년 하위팀이었던 한신(阪神) 타이거즈를 18년만의 센트럴 리그 우승으로 이끈 호시노 센이치(星野仙一·사진) 감독이 모친상을 숨긴 채 팀을 지휘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호시노 감독은 15일 한신의 리그 우승이 확정된 직후, 자신의 노모(91)가 이틀전인 13일 숨진 사실을 공개했다.그는 14일 오전 모친의 사망 소식을 전해듣고, 이날 밤 경기를 마친후 빈소로 찾아가 "어머니, 왜 우승할 때까지 살아계시지 않으셨어요"라며 눈물을 쏟았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한신은 이날 경기를 포함해 4연패하는 바람에 우승 샴페인을 터뜨리지 못했다.
한국계로 알려진 호시노 감독의 어머니는 그가 태어나기 3개월 전 남편을 잃는 바람에 남의 농가 일을 돕는 등 많은 고생을 하면서 아들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호시노 감독이 우승 확정후 고시엔(甲子園) 구장에서 눈물의 인터뷰를 했을 때 한신 팬들은 그 눈물이 1997년 사별한 그의 부인에 대한 회상때문인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그의 눈물에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도 함께 섞여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팬들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한신은 선수와 감독시절을 주니치 드래곤즈와 외길을 걸어왔던 호시노 감독을 2002년 시즌에 영입, 작년에 4위로 도약했으며 여세를 몰아 올 시즌 18년만에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박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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