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중 한 명의 불륜으로 가정이 파탄 나 괴로움을 겪었다 해도 자녀들은 부모의 불륜 상대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는 지난 6월 간통한 여성의 불륜상대는 여성의 남편, 시어머니, 자녀들에 대한 위자료까지 지급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서울가정법원의 판결과 배치되는 것으로 상급심의 판단이 주목된다.서울지법 민사48단독 김재형 판사는 16일 직장 동료 여성과 혼외 성관계를 가진 박모(남)씨의 10대 자녀들이 아버지의 내연녀인 이모(36)씨를 상대로 낸 2,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의 부정행위로 단란한 가정이 깨졌다 해도 피고가 원고들의 양육을 적극 방해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피고의 부정행위가 원고들에 대한 불법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정조의 의무는 배우자에 대한 의무이지 자녀를 비롯한 다른 가족에 대한 의무는 아니며 부모가 자녀의 안정된 생활을 보장할 책임은 부정행위 문제와는 구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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