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신당파와 잔류파가 저마다 고민을 안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신당파는 당초 기대와 달리 세 불리기에 탄력이 붙지 않아 고심하고 있다. 의원들이 더 붙기는커녕 오히려 이탈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신당파는 4일 창당주비위를 만들 때만 해도 50명 이상 현역 의원 합류를 자신하며 원내 2당을 꿈꿨었다. 하지만 16일 현재 43명(지역구 36명, 전국구 7명) 안팎에서 주춤하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주비위원 중 일부가 관망 쪽으로 돌아서 버린 것. 신당에 우호적이지 않은 여론과 태풍 피해 등이 주요 요인으로 지적된다.
구체적으로 신계륜 김명섭 송영진 설송웅 의원 등 4명이 관망파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정일 의원 등 전남 관망파 3, 4명은 당 잔류로 선회해 버렸다.
한 신당파 인사는 "신 의원 등 4명이 구두로 동참 의사를 표시했으나 호남 출신 유권자가 많은 지역구 사정 때문인지 막판에 고심하는 것 같다"며 "탈당 의사를 굳힌 지역구 의원은 32명"이라고 말했다.
신기남 의원도 "숫자보다는 대세를 이루고 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주장, 세 확보가 뜻대로 되지 않고 있음을 인정했다. 이재정 의원은 "탈당이 20일 원내교섭단체 등록과 함께 마감되는 게 아니다"고 말해 11월초 창준위 발족 때까지 관망파를 설득해 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잔류파는 구주류인 정통모임과 중도파인 통합모임 사이에 당권을 둘러싼 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양측은 민주당 재건을 위해 연대한다는 원칙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생각 차이가 만만치 않다.
정통모임측은 신당 합류가 유력한 정대철 대표가 사퇴할 경우 박상천 최고위원이 대표 자리를 자동 승계하게 돼 대체로 느긋한 편이다. 박 최고위원은 16일 CBS 라디오에 출연, "(정 대표 사퇴시) 자동승계하게 돼 있는 대표직을 이어받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경우 정통모임측이 당권 뿐만 아니라 내년 총선 조직책 공모 등에서 주도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아 통합모임측이 강력한 견제에 들어간 상태다.
일부 통합모임 인사들은 "민주당에는 남겠지만 박상천 정균환 의원에게 모든 걸 맡길 수는 없다"는 말까지 흘리고 있다. 당내에선 통합모임의 '병풍'역할을 하고 있는 한화갑 전 대표와 박 최고위원간의 주도권 싸움이라는 시각도 있다.
통합모임과 정통모임 모두 정 대표의 잔류를 강하게 바라고 있는 것도 사실 정 대표의 안전판이 없어지면 양측의 정면대결로 더 큰 분란이 일지 않을까 걱정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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