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와 LG텔레콤이 '반(反) SK텔레콤' 동맹을 구축했다. 1강1중1약으로 고착화해가는 이동통신시장에서 선두(SK텔레콤)의 독주에 제동을 걸기 위해 2위(KTF)와 3위(LG텔레콤)가 한시적으로 손을 잡은 형국이다.KTF와 LG텔레콤은 16일 무선인터넷 부문의 시장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무선 플랫폼(표준) 공동활용에 관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고 밝혔다.
현재 통신 3사는 각각 무선인터넷 단말표준을 구축해 운용하고 있는 상태. 때문에 휴대폰 제조업체나 컨텐츠 개발업자들도 'SK텔레콤용' 'KTF용' 'LG텔레콤용'을 따로 만들어 공급해왔고, 이 과정에서 늘 'SK텔레콤 우선원칙'이 적용돼 시장규모가 적은 KTF나 LG텔레콤은 상대적 불이익을 받아왔다. 그러나 KTF와 LGT가 제휴를 통해 단일표준을 사용함에 따라 두 회사는 단말기 및 컨텐츠 업자들에 대해 높아진 구매입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KTF와 LG텔레콤의 제휴는 이번이 세번째. 지난해 4월 KTF 기지국 일부를 LG텔레콤이 유상 활용하는 기지국 로밍 제휴를 시작으로 이달 초엔 모바일 지불결제 사업에 관한 전략적 제휴도 체결했다.
양 사는 가입자수 열세로 인해 휴대폰 공급시 SK텔레콤에 비해 10∼15% 정도 불이익을 받아왔고, 신형 단말기 공급순서도 뒤로 밀리는 등 '설움'을 받아왔지만 잇딴 제휴를 통해 가격은 물론 가맹점 확보, 마케팅 등에서도 상당한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양 사는 이 같은 연쇄제휴가 SK텔레콤을 겨냥한 것임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8월말 현재 3사의 시장점유율은 SK텔레콤 54.2% KTF 31.5% LG텔레콤 14.3%로 크게 벌어져 있으며 SK텔레콤의 지배력은 갈수록 확대 재생산되는 추세다. 때문에 1위의 질주가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2,3위끼리 이전투구는 더 이상 무의미하며, 일단 SK텔레콤의 독주부터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데 양 사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KTF 남중수 사장과 LG텔레콤 남용사장도 "두 회사의 제휴는 협력과 경쟁을 병행하는 코피티션(Copetition) 차원"이라며 "향후 무선인터넷 사업전반에 걸쳐 협력 분야를 더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 SK텔레콤 동맹'의 실효성에 대해 시장은 아직 유보적 반응이다. 현대증권 서용원 애널리스트는 "다소 시너지 효과는 있겠지만 SK텔레콤을 흔들기엔 제휴분야가 아직은 제한적"이라며 "특히 세부적으론 KTF와 LG텔레콤도 이해가 엇갈리는 부분이 많아 통신정책분야까지 한 목소리를 낼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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