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金振杓·사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태풍 '매미'가 한반도를 강타한 추석 연휴기간 중 제주에 부부동반으로 머물며 골프를 즐긴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15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김 부총리는 11∼13일 2박3일 일정으로 고교 동창들과 부부동반으로 제주 N골프장 부속 콘도에 머물며 골프를 쳤다. 김 부총리는 공보관을 통해 "올 여름 휴가를 가지 못해 11일 아침 차례를 지내고 고교 동창들과 부부동반으로 제주에 내려가 2박 3일간 휴가를 보냈다"며 "12일 태풍 소식을 듣고 서울로 급히 올라오려고 했으나 항공편이 결항돼 13일 저녁에야 돌아왔다"고 해명했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비서를 대동하지 않은 채 최근 10년간 추석 연휴 때마다 함께 여행을 다닌 친구들 모임에 참석한 관계로 본인이 직접 비행기표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12일 제주발 서울행 항공기는 오후 2시부터 5시간가량만 결항됐고, 대한항공 등이 13일 아침부터 임시편을 집중 투입해 평소 주말 탑승객의 2배가량을 수송한 것으로 드러나, 김 부총리가 귀경 노력을 기울였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김 부총리는 13일 오전 열린 고 건(高建) 국무총리 주재 태풍 관련 장관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는데, 재경부측은 국무총리실로부터 참석 대상이 아니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가 골프를 치며 휴가를 보낸 11∼13일에는 이경해(李京海) 전 한농련 회장의 자살과 태풍 상륙 등으로 긴박한 상황이 이어졌고, 태풍의 북상 소식은 9일부터 예고됐었다. 김 부총리는 15일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경제가 몹시 어려운 시기인 만큼 이번 일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동을 삼가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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