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신당파·잔류파 양측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던 호남 지역구 의원들이 대거 당에 잔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신당 쪽에 무게를 두던 일부 의원들까지 추석 귀향 활동 직후 당 잔류쪽으로 급선회할 조짐을 보이자 신당파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현재 광주·전남은 당 사수쪽이 월등하게 우세하다. 광주 6개 지역구 중 정동채(서구) 김태홍(북 을) 의원 2명만, 전남은 13개 지역구 중 천용택(강진·완도) 의원 1명만 신당파이다. 그 동안 중도 관망파로 분류됐던 광주의 김상현(북갑) 전갑길(광산) 의원, 전남의 박주선(보성·화순) 김효석(담양·곡성·장성) 배기운(나주) 의원은 14∼15일 통합모임에 참석하는 등 잔류파 쪽으로 기울었다.
지난 대선때 선대위 재정위원장으로 50억원의 대선자금을 빌려줘 친노 인사로 분류됐던 이정일(해남·진도) 의원은 "지역 민심은 민주당을 해체해선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해 당 잔류를 시사했다. 노 대통령의 후보 및 당선자 시절 대변인을 지낸 이낙연(함평·영광) 의원은 입장 표명을 유보하고 있으나 잔류 쪽으로 기울었다는 관측이 많다. 한 신당파 인사는 "한 호남 의원을 신당 대변인으로 임명하려고 했는데 무산됐다"고 토로했다.
반면, 전북은 6대4 정도로 신당파가 다소 우세한 편이다. 10개 지역구 중 김원기(정읍) 장영달(전주 완산) 정동영(전주 덕진) 정세균(진안·무주·장수) 강봉균(군산) 이강래(남원·순창) 의원 등은 신당에 참여했고, 정균환(고창·부안) 이협(익산) 김태식(완주·임실) 장성원(김제) 의원 등은 잔류 쪽이다.
전북이 광주·전남보다 신당파가 많은 것은 일찌감치 상당수 의원들이 작년 대선 때 선대위에 주도적으로 참여했기 때문. 또 지역 여론이 민주당과 신당 어느 쪽에도 분명히 쏠리지 않고 관망하는 분위기라는 점도 한 이유로 지적된다. "일부 신당파 의원들의 경우 지역구가 없어질 위기에 있거나, 잔류파 의원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어 일단 신당에 발을 담는 게 추후 공직 배려 등의 면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는 관측도 있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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