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의 터줏대감, 복사기의 위상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 프린터에 복사기능이 더해진 프린터 복합기와 팩스·프린터·복사기가 하나로 뭉친 복합 사무기 등 '디지털 복합기'가 인기를 끌면서 기능이 단순한 복사기 전용 제품 수요는 급감한 탓이다.소호(SOHO), 부동산 중개소, 이동통신 대리점 등 소형 사무실은 이미 프린터 복합기의 세상이다. 삼성전자, 한국HP, 엡손코리아 등 주요 프린터 업체는 올 초부터 무려 40종류의 프린터 복합기 제품을 내놓고 소형 사무실을 공략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프린터에 스캐너, 복사기, 경우에 따라서는 팩스 기능도 더해져 여러 가지 업무를 한번에 처리할 수 있을 뿐만 공간도 크게 절약된다. 또 최저 10만원 대에서 최고 50만원 대에 이르는 다양한 가격으로 선택의 폭이 넓어 예산이 빠듯한 소기업들의 '베스트 초이스'로 자리잡았다.
대기업 및 중견기업의 사무실에서는 디지털 복합사무기가 복사기의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한국후지제록스, 신도리코, 롯데캐논 등이 300만원 미만의 보급형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구형 복사기의 대체수요가 복합사무기로 집중되고 있다. 같은 가격대의 전용 복사기와 비교하면 고속 프린터, 고화질 스캐너 기능을 더한데다 복사 품질도 훨씬 뛰어나기 때문이다.
사무기기 업계 관계자는 "올해 5만대 수준인 디지털 복합사무기 시장은 2005년께 30만대에 이를 전망"이라며 "재구매율이 높은 사무기기 시장 특성상 시장 선점을 위한 보급형 디지털 복합기 출시가 봇물을 이룰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철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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