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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지역 자원봉사 밀물/"고통 함께… 희망마저 잠길순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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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지역 자원봉사 밀물/"고통 함께… 희망마저 잠길순 없죠"

입력
2003.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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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있어 아직은 절망할 때가 아닙니다. 아니, 절망할 수 없습니다."태풍 매미의 강습으로 집과 일터를 잃은 이재민들에게 어김없이 자원봉사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강동구 중식업연합회 회원 20여명은 15일 태풍 피해가 극심한 경남 마산에 내려가 시름에 빠진 이재민과 자원봉사자들에게 1만그릇 이상의 '자장면 봉사활동'을 펼쳤다. 회원들은 수해 현장에 이동 중국집을 마련, 2박3일간 상주하면서 음식을 나누는 한편 쓰레기를 치우는 등 현장 수습활동도 펼쳤다. 연합회 정관훈(46) 회장은 "작은 정성이지만 고통을 덜어주고 힘과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확기를 앞둔 벼와 과수 농사를 망치고 실의에 빠진 농촌지역에서는 농협과 고향주부 모임 등 농업 관련 단체 봉사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농협 경북본부 봉사단 700여명은 포항시 북구 기계면과 고령군 운수면 등 16개 지역에서, 대구본부 봉사단과 대구의 고향주부모임 봉사단 150명은 달성군 현풍면과 유가면의 수해 농가를 찾아 벼 세우기와 낙과 수거, 침수된 가옥의 가재도구 등을 정리하며 인심을 나눴다.

시민단체들도 팔을 걷어붙였다. 활빈단과 대한나라지킴이운동본부,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재해극복범시민연합 등은 '태풍재해극복범국민봉사단(태극봉사단)'을 조직, 부산과 경남 마산시 등에서 복구 활동에 참가할 시민자원봉사팀을 모집해 복구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대한적십자사 부산지사 자원봉사자 300여명도 이날 4.5톤 규모의 세탁차량 1대와 소방서 급수차량을 동원, 강서구 명지동 일대 이재민들의 침수된 옷과 이불을 빨래했다. 적십자 자원봉사자들은 14일에는 강서구 가덕도 천호동 등 부산지역 23개 동, 1,535세대의 이재민들에게 이불, 담요, 컵라면, 부탄가스, 일용품 등 1억4,700만원 상당의 구호품을 전달했으며 명지·암남동 등 2개 지역에서 이동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부산지사 문경희씨는 "피해 지역이 넓고 규모도 커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의류와 식량, 담요 등 구호품도 부족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현역 장병들의 봉사활동에 예비군도 가세하고 있다. 육군 31사단은 예비군 훈련 일정을 조정, 이날 입소하는 1,300여명의 예비군을 전남 여수와 완도 등 피해현장 15곳에 투입했고, 육군 53사단도 예비군 1,400여명을 부산지역에 보내 도로복구 및 쓰레기 수거활동을 벌였다. 군은 수해지역이 정상을 회복할 때까지 예비군 교육을 수해복구활동으로 대체키로 했다.

법무부 광주보호관찰소도 사회봉사명령 집행을 태풍피해 복구 활동에 집중키로 하고, 이날 대상자 15명을 광산구 운남동 일대 논에 투입, 쓰러진 벼를 일으켜 세웠다.

연세대가 총학생회와 함께 수해지역 복구를 위한 자원봉사단을 구성, 파견키로 하는 등 대학들도 복구와 지원에 동참하고 나섰다. 고려·연세·성균관·상명대는 이날 피해를 본 학생들에게 특별 장학금을 지급키로 결정했다.

/광주=김종구기자 sori@hk.co.kr

마산=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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