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한국 정부에게 독자적 작전수행능력을 갖춘 경보병 부대를 이라크에 추가 파병해줄 것을 요청했고, 병력 규모에 대해서는 현재 이라크에서 활동중인 ‘폴란드 사단’을 예시한 것으로 15일 밝혀졌다.정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미국은 4일 리처드 롤리스 국방부 부차관보 등이 청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라크 파병을 공식 요청했다”면서 “병력 규모는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지만 현재 이라크에 파병돼 있는 ‘폴란드 사단’을 예로 들었고 기준으로 ‘독자적 작전수행 능력을 갖춘 경보병부대’라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미국의 요청은 1만명 이상의 정규 사단 병력을 뜻하는 게 아니고, 1개 여단 병력에 사단 사령부와 통신, 행정지원 및 수송부대로 구성된 부대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정부가 미국의 요청대로 이라크 파병을 결정할 경우 병력은 2,000명~4,000명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우리가 독자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상황이 되면 파병은 자비부담이 될 가능성이 많다”면서 “미국측은 파병기간과 관련, 이라크 민간 정부가 들어서기까지 대략 1년 정도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미국이 예시한 ‘폴란드 사단’은 폴란드군 지휘 하에 스페인 우크라이나 헝가리 병력으로 구성된 8,200명 수준의 사단이며, 이중 순수한 폴란드 병력은 2,300명 정도다.
미국측이 사단사령부의 파견을 요청한 것은 다른 국가의 소규모 파견부대를 한국군의 지휘 아래도 편입해달라는 뜻으로 보인다.
군방부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요청이 아직 불명확하지만 폴란드 사단 전체가 아니라 순수 폴란드군 정도의 병력을 의미한 것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동티모르 평화유지군에 상록수 부대를 파견할 때도 미국은 자군 편제대로 ‘경보병 부대’라는 표현을 썼다”며 “당시 특전사 위주로 파병했던 만큼 이번에도 특전사 위주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우리 군은 7개 특전여단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전여단의 병력은 1,000명 수준이고 일반 보병여단의 경우 3,000~4,000명 수준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또 파병 결정 시기와 관련, “미국은 조속한 시일 내에 하는 것을 희망하지만 파병은 우리의 주권사항에 속하는 일이므로 독자적으로 결정할 것”이라며 “10월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기간중 열릴 한미 정상회담도 참고사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호 기자 azure@hk.co.kr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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