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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의도/다국적軍 색채… 反美완화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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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의도/다국적軍 색채… 反美완화 포석

입력
2003.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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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이라크 다국적군 추가 파병을 유엔에 요청한 이유는 간단하다. 하루에도 평균 수십번 씩 미군이 매복공격을 받고 바그다드 유엔 사무소 폭파 사건 같은 대규모 테러가 끊이지 않자 미국과 영국군 주도의 현 다국적군만으로는 치안을 유지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유엔이라는 간판을 내세운다면 반미정서를 상당부분 희석시키면서 전후 재건과정에서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미국이 추가 파병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10여 개 국가들은 인도 파키스탄 터키와 아시아의 일본 한국 태국 등 비(非) 서방국가가 대부분이다.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은 14일 추가 파병의 전체 규모가 1만 5,000명 선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으나 실제 치안 수요에 맞추기 위해서는 훨씬 많은 병력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측은 병력규모가 많지 않더라도 다국적군을 다양한 종교와 민족이 어우러진 여러 국가로 확대시키는 것만으로도 소득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듯 하다.

이라크에는 현재 13만명의 미군과 1만1,000명의 영국군, 그리고 폴란드 등 기타 19개국에서 파병한 1만1,000여명의 다국적군이 주둔해 있다.

추가 파병에 참여할 국가 숫자와 병력규모는 유엔 안보리의 결의안 채택 여부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로선 미국의 추가 파병요청이 안보리를 통과하더라도 인도 터키 등 많은 국가들이 국내 여론 등을 이유로 파병을 꺼리고 있어 미국의 의도대로 다국적군이 구성될지는 의문이다. 미국의 새 결의안에 대한 안보리 이사국들의 정서도 다분히 부정적이다. 특히 이달 초 제시된 미국의 새 안보리 결의안은 파병을 요청하면서도 정치·군사적 주도권은 여전히 미국이 장악하겠다는 내용이어서 애당초 전쟁을 반대한 프랑스 독일 러시아 등으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13일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유럽본부에서 열린 유엔 사무총장과 5개 안보리 상임이사국 외무장관 간 회담에서 프랑스는 이라크 주권이양에 대한 시간표가 새 결의안에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미국과 상당한 입장 차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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