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태풍 등으로 비상 상황이던 추석 연휴 중 제주도에서 골프를 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올 여름휴가를 갖지 못한 김 부총리는 고교 동창들과 부부동반으로 휴가를 보내기 위해 11일 2박 3일 예정으로 제주에 갔으나 태풍 때문에 항공편이 결항돼 13일 저녁에 귀경했다는 것이다. 제주에 머무는 동안 골프를 쳤으나 태풍 피해가 발생한 12일에는 현지에서 전화로 국고지원 대책 등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연휴를 이용해 친구들과 골프장에 나간 것은 전적으로 개인의 사생활이고, 천재지변으로 움직일 수 없어 전화로 할 일은 했다는 것이다.하지만 이 같은 해명은 궁색하기 짝이 없다. 한 마디로 경제 수장으로서의 처신에 문제가 많다. 초강력 태풍에 이경해 전 한국 농업경영인 중앙연합회 회장의 자살이 겹친 비상 상황에서 한가롭게 골프 휴가를 즐겼다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없다. 태풍 예보는 이미 오래 전에 있은 데다 12일 제주발 서울행 항공기는 오후 2시에서 7시30분 사이에만 결항해 비행기 결항으로 인한 상경불가 해명이 사실이 아님이 드러났다.
또 12일과 13일에는 총리 주재로 태풍 관련 대책회의가 있었지만 불참했다. 경제 부총리가 참석할 의무는 없는 회의라고는 하지만,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최고위 관료가 과연 그래도 되는 것인지 납득할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부총리의 이 같은 처신과 해명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 오히려 이 정부의 위기대처 능력과 도덕성 책임감 등에 대한 의구심을 높여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분노케 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기강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태풍에 찢긴 국민들의 아픈 가슴이 또 한번 심하게 상처를 받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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