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매미'가 어려운 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줬다. 다행히 복구가 신속히 이루어지고 있으나, 컨테이너 크레인 파손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당한 부산항은 상당기간 수출입 화물 처리에 큰 차질이 불가피해 동북아 물류 중심으로서의 위치를 상실할까 우려된다.이번 태풍으로 파손된 크레인은 전체 48기 중 4분의 1 가량이지만, 손상된 크레인의 철거 및 새로운 크레인으로 복구 등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해 완전 복구에는 1년 정도 걸린다. 그때까지는 15∼20% 안팎의 업무차질이 불가피한 전망이다. 부산항은 화물연대 파업에 이어 태풍에 강타를 맞았다.
어려운 점은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당장은 수출입 물류 처리 지연이 문제지만, 앞으로 외국 선사들이 기항지를 중국 일본 등의 항만으로 변경하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부산과 경쟁 관계에 있는 중국 상하이 항의 컨테이너 처리량은 2000년 세계 6위 이후 매년 한 단계씩 상승해 올해는 부산항을 제치고 3위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파업에 이은 태풍이 부산항 이탈을 가속화하면 부산항은 이웃 나라의 항만에 밀려 2류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이 경우 부산항과 광양항을 연계해 동북아 물류 중심지로 발돋움하려던 계획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있다. 아무리 천재지변 임을 강조해도 설득력을 가질 수가 없다. 부산항이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고 보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물류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물류가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동북아 경제중심이 되기 힘들다. 게다가 상하이 등 주변 항만들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어 머뭇거리다가는 추월 당하기 십상이다. 정부는 부산항의 조속한 복구에 최대한 지원해야 한다. 이와 함께 이 기회에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물류로의 전환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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