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유력 예비 후보들이 선두주자로 부상한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를 본격적으로 비판하기 시작했다. 본선 출전권을 얻기 위해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공격의 초점을 맞추던 전략을 잠정 수정, 딘 전 주지사 끌어내리기에 나선 것이다.뉴욕 타임스는 13일 "당내의 경쟁자들이 비판을 쏟아냄에 따라 딘 전 주지사의 허니문은 끝났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의 나머지 주자들은 딘 전 주지사의 좌파성향과 급진성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미국판 색깔 공세인 셈인데, 지난해 한국의 민주당 경선 당시 노무현 후보에게 쏟아지던 색깔론을 연상케 한다.
가장 날카로운 공격은 리처드 게파트 전 민주당 하원 대표로부터 나왔다. 게파트 의원은 12일 당내 첫 예비선거가 실시되는 아이오와 주에서 선거 운동을 하던 중 "딘 후보가 주지사 시절 공화당의 뉴트 깅리치 당시 하원의장 편에 서서 메디케어(노인 의료보험)와 사회보장을 위한 예산지출 삭감을 요구했다"고 비판했다. 게파트 의원은 딘 전 주지사가 한 발언을 인용, "딘 후보는 메디케어를 최악의 연방 프로그램의 하나로 지목했다"며 "이는 민주당원으로서 취할 입장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딘 후보는 성명을 발표, "게파트가 과거 정치 행태를 답습하고 있다"며 "오늘은 대선에 나갈 민주당의 어떤 후보를 깅리치와 연관시킨 게파트에게 슬픈 날이 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반(反) 딘'을 외치는 후보는 게파트 의원만이 아니다. 유대계를 대변하는 조지프 리버맨(코네티컷) 상원의원은 딘 후보의 좌파적 성향을 부각하며 "그가 대선에 나선다면 부시 대통령에게 필패할 것"이라며 '딘 필패론'을 펴고 있다.
존 케리(매사추세츠) 상원 의원도 12일 딘 후보가 최근 CNN에 출연,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 대원들을 전장터에 나선 '군인'으로 불렀다고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하마스 대원들은 당장 제거해야 할 테러리스트"라며 "딘의 발언은 그가 중동 사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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