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중국 상하이(上海)의 신항인 양산(洋山)항 1차 개발이 완료되면 부산항 물동량이 20% 이상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부산을 거쳐 미주나 유럽으로 향하는 중국 텐진(天津), 다롄(大連), 칭타오(靑島) 등 중국 이북지역 환적물량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청와대 동북아경제중심추진위는 21∼24일 위원들을 상하이로 파견, 종합적인 실태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상하이 총영사관이 최근 정부에 제출한 '21세기 상하이 물류보고서'에 따르면 양산항 1기 공사가 내년 완료되면 상하이항의 화물처리 능력은 연간 1,000만TEU(1TEU=20피트 컨테이너)로 부산항(933만TEU)을 앞지르게 된다. 양산항은 기존 상하이항의 수심이 얕아 대형 선박의 정박이 어려운 점을 보완하기 위해 상하이 앞바다의 양산을 32㎞ 연륙교로 연결해 건설된다. 중국 이북지역 화물은 부산항을 거치지 않고 양산항에서 미주·유럽으로 직행할 수 있게 된다.
현재 부산항 물동량 중 40%가 환적 물량이며, 이중 70%가 상하이 이북지역의 화물인 점을 감안하면, 부산의 물동량이 극단적인 경우 28%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보고서는 "상하이에 유럽·미주 직항로가 개설되면, 부산항의 대(對) 중국 환적 물량이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며 "양산항 개발에 따른 부산·광양항의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치밀한 사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특히 상하이 푸동(浦東)공항이 2007년 2기 공사가 마무리돼 여객 수송량이 연간 4,000만명, 화물 수송량이 300만t에 달할 경우 동북아 물류중심을 겨냥하는 한국에 치명타가 될 것으로 우려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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