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해운동 해운프라자와 마산만 일대는 1985년 두산건설이 공유수면을 매립해 93년부터 조성한 신흥 주거·상업지역. 지반이 약해 도로가 꺼지고 일부 건물이 기우는 등 부실시비로 대한토목학회와 감사원 등이 하수·차집관거 재시공 필요성을 지적했지만 건물주와의 잇단 소송 등으로 후속 조치가 뒤따르지 못했다.이 같은 기반시설 미비에 해수면 만조와 태풍이 겹친 이번의 경우 상당한 피해가 예견됐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마산시와 관할 동사무소 등은 유선방송 자막 등을 통해 통상적인 피해 대비를 당부하는 데 그쳤고, 강제대피 명령은 커녕 현장 피해예방 활동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무방비 상태였던 해운프라자와 인근 아파트·상가 등 지하층은 집채만한 해일이 몰아 닥친 12일 오후 9시5분 이후 불과 5분 여 만에 거대한 저수조로 돌변했다.
해운프라자 희생자 대부분은 지하2, 3층의 식당과 노래방의 손님과 종업원 등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물이 밀려들면서 변압기가 터져 정전되기 직전까지 폐쇄된 공간에서 사태가 급박함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암흑의 지하공간에서 사람들과 뒤엉킨 채 엄청난 하강물살을 헤치며 계단을 찾기란 쉽지 않았을 뿐 아니라 지하층 출입구가 거대한 원목더미에 막혀 탈출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게 대책본부의 분석이다.
/마산=정창효기자 chj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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