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전과9범, 소규모 조직….' 경찰청은 1월부터 '강력범죄 소탕 100일 계획' 등을 통해 지난해 같은 기간(1,836명)보다 16.2% 증가한 조직폭력배 111개파 2,133명을 검거했으며, 이들을 분석한 결과 가장 일반적인 조폭은 20대에 평균 전과9범의 범죄경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검거된 조폭들은 부동산 경기를 틈타 쇼핑몰 분양 사업에 직접 개입하고, 생계유지형 노점상까지 협박하는 등 지능적인 범죄를 일삼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1997년 4월 결성돼 서울 영등포구, 경기 부천시 등지에서 활약했던 영등포 중앙파가 대표적인 경우. 이 조직은 대형 쇼핑몰 분양 과정에 개입, 1억4,500만원을 뜯어내고 카드깡으로 6억4,000만원을 가로챘다. 또 70년대 국내 3대 패밀리 중 하나였던 'OB동재파'의 조직원 최모(36)씨도 조직원 10여명을 규합, 지난 7월 '대부 방조제파'를 결성, 경기 안산시 시화 방조제 주변 노점상 40여명을 협박, 수백만원을 갈취했다. 또 이 조폭들은 라이벌 조직에 대한 폭력행사나 탈퇴 조직원 살해 등 무자비한 폭력을 일삼아 왔다.
특히 신흥 조폭들은 85.5%가 기동성을 강조하며 조직원수를 5∼20명 정도로 소규모로 운영해온 것이 큰 특징이다. 이들은 경찰의 단속을 효율적으로 피하기 위해 조직의 몸집을 가볍게 했고, 활동기간도 6개월 미만으로 수시로 이합집산을 거듭했다. 경찰청 조사 결과, 6개월 미만으로 같은 조직을 유지한 경우가 전체의 45%에 달해 이권 개입에 따라 단기간에 이합집산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2년 이상 장기간 활동한 경우는 14개파 12.6%에 불과했다.
연령대는 20, 30대가 81.2%를 차지, 전체적인 비율은 예년과 다름없었다. 그러나 고교 퇴학생 등 10대 후반이 10.1%를 차지, 각 지역 고교에서 두각을 보이는 폭력배들이 기성세대에 유입되면서 조폭들의 지속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폭들의 67.2%는 직장이 없었으나, 유흥업(9.8%), 사채(4.2%), 건설업(3.6%), 운수업(1.7%) 등 합법적으로 활동하는 사례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조폭들이 전통적인 수법에서 벗어나 건설, 사금융 등 합법적인 형태의 사업을 하는 등 마피아 형태로 변모,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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