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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부 태풍피해/ 본격 복구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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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부 태풍피해/ 본격 복구작업

입력
2003.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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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터전을 일으켜 세우려는 노력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주민과 공무원 그리고 군인들은 14일 휴일을 잊은 채 굴삭기 등 장비를 동원, 태풍 매미 피해 지역의 본격적인 복구 작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수마의 상처가 워낙 깊고 집요해 일부 지역에서는 복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온정의 손길이 속속 이어져 수재민에게 힘이 되고 있다.복구작업 한마음

매미로부터 직접 타격을 입은 경북에서는 23개 시·군 공무원이 정상 출근, 주민과 함께 끊어진 도로를 잇고 쓰러진 벼를 세우는 등 비지땀을 흘렸다. 이날 복구 작업으로 고속도로, 국도, 지방도 등 두절됐던 도내 33개 지점 가운데 토사 유출로 막힌 울진군 울진읍 917번 지방도로를 제외한 32곳이 개통됐다. 917번 지방도로도 15일 중 복구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남 여수와 담양에서는 주민, 공무원 등 500여명이 혼연일체가 돼 벼 세우기 작업을 벌였고 나주에서는 공무원 등이 낙과 피해 농가 돕기 작업을 하는 등 광주·전남에서만 이날 5,000여명이 농촌 일손 돕기에 나섰다.

60여명의 인명 피해를 낸 경남에서는 실종자 수색과 함께 주민, 공무원 등 5,500여명이 덤프트럭 등 장비 270여대를 동원, 복구가 더딘 하천과 산사태 지역을 중심으로 농경지와 공공시설 복구에 나서 낙석, 침수로 막히고 끊어진 길을 속속 다시 잇고 있다.

복구 작업의 결과 대구·경북지역 19만5,000여 가구는 이날 오전 전기 공급이 재개됐고 여수, 고흥, 순천 등 전기가 나간 전남도내 11개 시·군 18만6,000가구도 95% 가량이 전기가 다시 들어가고 있다.

군 장병들은 이날 총 대신 삽을 들고 복구 작업에 힘을 보탰다. 육군철벽부대 장병들은 강원 삼척, 동해, 태백, 정선 등지에서 토사 제거와 침수 가옥 복구, 도로 진흙 제거 등에 구슬땀을 흘렸다.

조양강이 범람해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수마가 닥친 정선과 폐광촌 태백시 철암동에는 이날 500여명의 병력이 급파돼 복구 작업에 나섰다. 이들은 주택 침수 피해가 특히 극심한 정선군 봉양리에 세탁, 건조 등이 가능한 500㎏ 용량 대형 세탁 트레일러와 제독차를 동원, 주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육군 50사단 장병 500여명은 경북 고령군 우곡면 개진리의 유실된 제방을 복구하고 대구 달성군 현풍면, 울진군 울진읍·근남면·죽변면, 영천시 등지에서 마대에 흙을 담아 임시 둑을 쌓았다.

육군은 11군단 등 4개 부대 장병 400여명과 장비 10대를 함안, 마산, 거창을 포함한 영·호남과 강원 지역의 8개 침수지역 및 도로유실지역에 투입, 복구를 돕기도 했다. 또 예하 모든 부대에 재해통제본부(080―960―6119)를 설치해 피해신고를 접수중이다.

해군은 함정 6척을 동원, 부산항 유조선 침몰로 발생한 환경피해 등에 대한 방제 및 정화작업을 벌였고 공군은 전남 나주, 경남 사천과 하동, 경북 예천 등지에서 벼 세우기 작업을 도왔다.

아직 먼 피해 복구, 줄 잇는 온정

피해 지역마다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는 있지만 복구가 완료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또 추석 연휴의 끝인데다 인력과 장비의 부족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복구에 애를 먹고 있다.

1,134세대가 물에 잠겨 지난해와 똑 같은 피해를 입은 강원 정선군 정선읍이 대표적. 진흙이 최고 60㎝나 쌓이고 상류에서 밀려온 나무등걸 쓰레기 등이 엉켜 뻘로 변한 데다 주민들이 들어낸 가재도구가 도로를 메우는 통에 차량 통행이 어려워 복구작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주민들은 수돗물로 집안에 쌓인 진흙부터 씻어내고 있지만 물 공급이 원활치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민 조성극(63)씨는 "군인 30명이 생활보호대상자의 주택 복구에 투입됐지만 이 정도 인력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지난해에는 복구에 15일 걸렸는데 올해는 더 걸릴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런 가운데서도 수재민을 향한 온정의 손길이 벌써부터 줄을 잇고 있으며 피해가 적은 지역의 지원도 잇따르고 있다.

경기도는 이날 가옥 250여채가 물에 잠기고 전기가 끊어진 경북 경산시, 청도군의 이재민에게 생필품 세트 등 2,500만원 상당의 구호물품을 보내고 마산시에는 양수기 등을 지원했다. 서울시는 굴삭기 2대와 덤프트럭 6대를 울진군에 보냈다.

/정선=곽영승기자yskwak@hk.co.kr

광주=김종구기자 sori@hk.co.kr

대구=정광진기자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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