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이어 제2의 황금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러시아를 겨냥한 국내 기업의 마케팅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특히 러시아에서 점유율 60%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국내 가전업계는 저마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9일 톨스토이 생가가 있는 러시아 툴라시(市) 야스나야 플랴나 마을에는 러시아 문화계 인사 200여명이 모였다. 톨스토이 탄생 175주년을 기념해 삼성전자가 제정한 제1회 '삼성 톨스토이 문학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서 였다. 이날 행사를 위해 러시아 정부도 특별열차를 운영할 만큼 큰 관심을 보였다. 삼성전자 CIS총괄 장창덕 전무는 "삼성의 이미지를 심는데 성공했다"고 자평하며 "앞으로 러시아 시장을 잡기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기회의 땅 러시아 불과 5년 전인 1998년 모라토리움을 겪었던 러시아는 최근 수년간 시베리아 원유로 엄청난 오일머니를 챙기며 경기가 살아나 국내 기업에게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다. 7월말까지 한국의 대(對)러시아 수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무려 41.1%나 증가한 8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가장 신이 난 한국 기업들은 독보적인 위치를 굳혀온 가전 업체들. 삼성전자 CIS총괄의 경우 올해 처음으로 매출 1조원 달성을 눈 앞에 두고 있고, LG전자도 올 상반기에 지난해 동기보다 200%가 늘어난 40만대의 휴대폰을 팔았다.
불을 뿜는 마케팅 전쟁 국내 기업들의 마케팅 열기도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삼성전자 CIS 총괄은 7월 모스크바 중심부에 대규모 디지털 전시관인 '갤러리 삼성'을 오픈했다. 99년부터 러시아 바둑대회 등을 주최해왔던 LG전자도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최근 러시아 28개 주요 거점도시를 순회하며 'LG 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지난달에는 모스크바에서 로봇청소기 신제품 발표회를 가졌다.
대우일렉트로닉스도 최근 모스크바에서 현지 딜러, 언론 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디지털TV 발표회를 가졌다. 현대자동차는 올들어 러시아 현지 광고예산을 지난해보다 10배 이상 늘리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펴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러시아 시장을 잡기 위해서는 현지화 전략이 가장 중요하다"며 "앞으로 국내 기업들의 대 러시아 마케팅이 다양한 방식으로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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